바쁜 걸음을 <타프롬> 사원 안으로 돌린다.
사원 입구에 <바이욘>사원에서 보았던 그 거대한 얼굴이 또 있다.
'자야 바르만 7세'가 세운 모든 사원에는
이 불가사의한 미소의 얼굴을 반드시 만들었단다.
<타프롬>사원을 꼭 둘러보아야하는 이유는
거대한 밀림에 앙코르 유적지가 묻혀 있는 동안
자연이 인간이 만든 구조물을 파괴한 흔적을 그대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캄보디아>에는 연간 백만 명의 여행객이 앙코르 유적지를 보러 온다.
따라서 국가적 재원의 절반 이상을 충당시켜 주는 것이 바로
유적지의 입장료 수입이다.
중국의 엄청난 고대 유적지를 보면서
이 나라 사람들은 조상들 덕분에 잘 살게 되겠구나 생각했는데
여기서는 더 그런 생각이 든다.
항간에서 떠돌았던 말 - 유적지의 파손을 막기 위해
여행객 출입을 통제할 것이라는 말이 거짓말임을 확신했다.
절대 앙코르 유적지를 통제하지는 않겠다.
유적지를 파손하는 가장 큰 이유는
비행기의 굉음과, 새들의 분뇨와, 산성비라고 한다.
또한 타프롬 사원에서 보게 될 거대한 나무들!
란 영화 속으로 들어간 기분이었다.
신비하고도 으스스한... 그러면서도 넘 놀라운...
연방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광경이 안으로 들어갈수록 눈앞에 펼쳐진다.
중앙 탑에는 보석으로 된 방이 있었다는데,
지금은 보석이 박힌 흔적만 남아, 오히려 흉하다
오스카 와일드의 <행복한 왕자>동상이 문득 머리를 스쳐갔다.
혼자 눈을 감고, 큰 찐빵만한 루비가 수백 개 박히고 나머지 부분에는
화려한 금박을 입힌 내부를 상상하노라니...
루이 14세의 화려한 왕궁이 부럽지 않았을 것 같다.
의 무대가 되기도 했던 이 곳은
정말 자연 앞에서 인간의 보잘것없음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했다.
그런데, 지금의 상태는 오히려 이 나무가 건물을 꽉 움켜쥐듯이 붙어
더 이상의 허물어짐을 막아주고 있다니...참 아이러니하다.
캄보디아 당국에서는 성장 억제제를 사용해,
이 나무가 더 이상 자라지 않고,
(더 자라면 사원이 완전히 파괴되기 때문이다)
이 상태대로 있게 노력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으니...언젠가는 나무도 죽고...
건물도 무너지는 그런 날이 올거란 생각이 들었다.
으로 갔다.
'앙코르' 란 뜻은 '도시' 라고도 하고
'거대한' '위대한' '왕성한' 이런 뜻도 있다고 한다.
'왓' 이란 '사원'을 뜻한다.
따라서 <위대한 사원> 또는 <도시 사원> 정도로 해석하면 무난하리라.
새벽에 일출을 보기 위해 왔을 때는
어둠에서 밝음으로 서서히 바뀌어 가는 고색창연한 사원의 모습이
마술에서 풀려나는 동화 속의 고성처럼
신비롭다 못해 경외스런 마음까지 일어났다.
그런데 태양이 이글거리는 한낮에 보니, 또 다른 느낌이 든다
웅장하고 섬세하면서도 완벽한 아름다움을 지닌 신들의 은둔지라 할까?
앙코르 왓은 힌두교의 3대 신
(창조의 신 브라만, 유지 번영의 신 비슈누, 파괴의 신 시바)중에서
비슈누에게 헌정된 사원으로, 앙코르 유적지 중에서 가장 잘 보존된
크메르 건축 예술의 극치를 보여주는 역사적 예술품이다.
가
우측에는 인도의 고대 서사시 <마하바르타> 생생하게 조각되어 있는데
왕좌를 둘러 싼 골육상잔의 비극적인 내용이지만
전투장면이 너무 박진감 있게 묘사되어 있다.
혼란 끝에 겨우 나라를 평정하고 사원이 건축되기 시작했다는
당시의 시대 배경을 생각하면, 이 벽면에는
왕조의 영원한 번영을 기원하는 수리야바르만 2세의
간절한 뜻이 담겨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새겨져 있다.
염라대왕을 중심으로 재판 받는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지는데
행렬 위쪽은 천국, 갑자기 길이 뚝 끊어지면서
아래쪽으로 쏟아져 내리는 사람들의 무리가 묘사된 지옥!
온몸에 바늘을 꽂은 이 여자는
살아 생전에 남자의 가슴을 너무 아프게 한 죄를 받는 것이란다.
지도 못에 박히는 아픔을 느끼라나 ㅎㅎㅎ
갑자기 한 선생님 왈~
살아 생전에 바람 많이 핀 사람 형벌은 없습니까?
일행들이 모두 배를 잡고 웃는데...
가이드 말씀이 <아마 여자들 엉덩이 밑에 깔려 죽었을 겁니다>ㅋㅋ
건데 대부분벌을 받는 사람이 여자뿐이던데....
끝없는 회랑의 긴 부조들을 보고 있노라니
돌들이 점점 열을 받아 가만히 서 있어도
등으로 땀이 굴러 내리는 것을 느낄 정도다.
한 겨울이란 지금도 이런 정도인데
한 여름에는 거의 관람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이른 아침에 와서 잠깐 보고 더워지면 철수했다가
오후 4시가 넘어서면 다시 들어간다고 하는데
그래도 넘 더워서 정신이 몽롱할 지경이란다.
으로 오르는 계단이다.
신들의 공간으로 접근해 가는 곳이라 그런지
거의 암벽 등반을 연상할만큼 70도의 급경사다.
당연히 계단을 오르다 보면, 손은 기다시피하고
머리는 숙이고 오를 수 밖에 없다.
고공공포증이 있는 사람을 오르지 못할 정도였지만
다행히도 우리 일행들은 무사히 다 올랐다.
가이드 왈 <천상의 탑에 오를 때 치마 입고 오면 사형입니다>
이 급경사를 치마 입고 오르면 뒤에 오는 남자들 다 죽인단다
그래서 '살인'을 했으니...당연히 사형!!! ㅋㅋㅋ
중앙탑 안으로 들어가면 중앙의 핵심이 되는 곳에
가장 성스러운 중앙 사원이 있는데
이 곳이 바로 우주의 중심에 있는 메루산
그 메루산의 중심이니, 핵심 중의 핵심이 되는 곳이다.
근데 중앙 사원으로 들어가는 회랑에 들어서니
구석진 곳곳에 지린내가 진동을 한다.
오호! 통재라~~
가끔 회랑과 돌계단의 틈바구니에
담배꽁초가 끼여 있는 것을 보았는데
나는 혹시나 한국 담배가 아닐까 싶어 혼자 가슴을 졸이곤 했다.
이 가파른 탑위에 까지 물을 들고 오지 못해서일까?
그래도 이건 좀 심하다 싶다.
이런 성스러운 곳에 지린내라니...
이란 식당에서
전통적인 공연을 보면서 저녁을 먹고
모두들 전신 마사지와 발마사지를 받으러 갔다.
거의 두 시간에 걸친 마사지를 받으면서
시원하다기 보다 아파서 혼났다.
어록 하나 소개
여자들은 전신 마사지를 남자 손에 맡긴다는 것이 쬐금 부끄러웠던지
"남자면 마사지 안 해요" 하기에
우리 남자들도 "우리도 남자 마사지사면 안 해요" ㄲㄲㄲ
호텔로 돌아와 다시 샤워를 하고
또 하룻밤 낯선 곳에서
꿈도 없는 깊은 잠 속으로 빠져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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