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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해외 여행기

베트남 캄보디아 3(캄보디아, 앙코르왓)

  

웅장하고 거대한 <앙코르 유적지>에서의 일출에 흥분되어
4시가 넘어서자 눈이 떠진다.
대충 세수만 하고, 손전등을 챙겨 나서니 우리가 일등이다.
아직 어두운 호텔 주변을 산책하고, 커다란 수영장도 구경만 하고
종려나무와 야자수가 가득한 뜰을 거닐고 있으니 
일행들이 눈을 비비며 하나 둘씩 모여든다.
<앙코르 유적지>는 한때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가장 번성했던
앙코르 제국의 유적으로, 번성 당시는 인구 100만의 거대 도시였다고 한다.
(로마 전성기 때가 50만, 당나라 수도 장안의 인구가 100만 임을 감안)
13세기 후반, 이 거대한 도시가 갑자기 멸망한 것도 불가사의한 일이며
거의 600년 가까운 세월을 밀림에 묻혀 있다가
19C 후반 프랑스의 탐험가 '앙리 모어'에 의해 발견되어
지금 일반에게 공개되기 시작한 것도 30년이 채 안된단다.
밀림 속에서는 아직도 발굴 작업이 진행 중이며
이름을 붙이다 한계에 도달해, 번호를 붙여 나간 사원이 현재 920여 개에 이르고
우리가 구경할 수 있는 사원은 20여 개 정도이다.
그런데 사원 하나의 크기가 보통 가로 세로 1Km 정도이니
그 전체의 크기며, 동원한 인력이며, 사용된 돌들이며...
모든 게 불가사의하며, 그저 놀랄 따름이다.
이 밀림에는 반경 50Km 이내엔 돌이 없다.
그 먼 거리 밖에서 사암을 잘라 운반해서 
이 거대하고 웅장한 사원들을 다 지었다고 생각하니...
도무지 이것은 인간이 이룩한 유적이라고 보기엔 어려웠다.
그런데, 일출!
아~~! 이 일출의 실망이라니...
아직 캄캄한 새벽에 도착해서, 내 평생 첨 보는 그런
환상적이고 역동적이며 아름다움의 극치인 일출을 보리라 생각했건만
주변이 훤~해지고도 30분이 지나서야, 짙은 구름 사이로 얼굴을 내민
일출이라기 보다, 일몰에 가까운 모양새를 지닌 붉은 달 같은 해가
문득 불쑥 하늘 사이에서 얼굴을 내민다.
<타프롬 사원><앙코르 왓>
이 셋을 둘러보는 것으로 하루를 마감했으며
진한 아쉬움을 가슴에 새긴 채, 정해진 다른 일정을 좇아 다녔다.
맨 먼저 도착한 곳이 <앙코르 톰>의 남문!
앙코르 왕조의 마지막 도읍지인 <앙코르 톰>은 ‘거대한 도시’란 뜻이다.
사방 약 3Km의 돌 성벽 안에는 중앙에 황금의 탑 <바이욘사원>이 우뚝하고
주변에 12개의 작은 탑과 (이 안에 12명의 후궁들이 살았다고도 한다)
수백 개의 돌로 만든 방이 있으며, 지하엔 우물도 있었다.
또한 해체 보수 중인 <바푸온사원>과 왕의 침실이었다는 <피미아나까스>
그 아래로 <코끼리 테라스>와 <문둥왕 테라스>가 자리한다.
사방으로 이런 거대한 돌문이 하나씩 있으나
동쪽으로는 승리의 문이 하나 더 있어 총 5개의 출입구가 있다.
우리는 보통 일반에게 개방되는 남문으로 들어가
승리의 문으로 나오는 경로를 이용했다.
이다.
이런 생활 이야기도 조각되어 있다.
한마디로 그들의 역사책이다.
<앙코르 유적지>의 관람료도 엄청나게 비싸다.
(그들의 물가에 비해...당연히 현지인은 공짜다)
보통 하루 관람권이 $20, 3일 관람권이 $40, 일주일 관람권이 $60인데
20여개의 사원을 대충 둘러보려면, 당연히 일주일 권을 사야한다.
대부분의 서구 외국인들은 일주일 권을 사서 아주 여유있게 감상한다.
근데 성질 급한 한국 사람들만 비싼 비자에 급행료까지 주고 와서는
단 하루 만에 주요 사원만 둘러보고는 횡하니 돌아간단다.
나도 그런 성질 급한 한국인이 되어 
하루에 둘러보는 그 유적지가어찌나 아쉽고, 안타깝던지...
언젠가 반드시 다시 이 유적지로 오리라...
내 마음에 약속을 하며 돌아왔다.
캄보디아는 왕국이다. (Kingdom of Cambodia)
형식적 권력은 왕이 지니고, 실질적 권한은 훈센이란 수상이 행사하는데
오랜 독재 정치로 부정부패가 그야말로 만연하다.
모든 곳에, 모든 일에, 돈이면 다 해결이 된다고 하고
하다 못해, 거리에 돌아다니는 차들도 번호판 없는 차들이 더 많다.
불법이지만, 돈만 주면 묵인이 된단다.
그러나 캄보디아 사람들은 딱딱하고 표정이 굳었던 베트남 사람보다
훨씬 잘 웃고, 친절하고, 사람다운 향기가 있다.
특히 2박 3일동안 우리를 태운 전용버스 기사아저씨의 웃음은
<캄보디아의 웃음>이라고 우리끼리 정했을 만큼 정말 호탕하고 자연스러웠다.
을 수호하듯이 지켜보고 있다.
이 얼굴의 정체에 대해서 학자들마다 의견이 분분하단다.
어떤 이는 이 사원을 건립한 자야바르만 7세의 얼굴이라고 하고
어떤 학자는 관세음보살을 조각한 것이라고도 하고
(내가 판단할 때, 머리에 쓴 관은 관음보살의 관 형태가 아니었다)
또 어떤 학자는 머리에 투구를 쓴 힌두신이라고도 하지만
산스크리트어로 된 기록을 정확하게 해독하는 학자가 없어
아직은 정설로 인정된 것이 없는 듯하다.
하지만 힌두교와 불교가 함께하는 
이 앙코르 유적지는 그래서 우리에게 더 재밋게 와닿는다.
하지만 반경 50Km 바깥에서 이 돌들을 잘라 운반해 온 것도 힘든 일인데
당시에 어떤 기구를 사용하여 이 거대한 돌들을 이렇게 위로 올릴 수 있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대단한 불가사의다.
캄보디아의 언어는 산스크리트어에 바탕을 둔 아주 복잡한 문자를 쓰고 있어
아직도 문맹율이 68%에 이른다고 한다.
시엠립의 중심지에서 앙코르 유적지로 가는 중앙 분리대도 없는 
2차선의 고속도로가 유일한 포장도로이고, 그 중간에 
T자형 도로에 하나 있는 신호등이 유일한 신호등이란다.
완전 해체 복원 공사가 한창인 <바푸온 사원>이다.
내부에 캄보디아인들의 실제 생활이 조각되어 있다고 하지만
지금은 공사 중이라 들어갈 수는 없었다.
지반이 약해 네 방향에서 동시에 공사를 진행해야 하므로
10년이 넘도록 복원 중이라는데, 아마 1~2년 후 쯤에 완공될 예정이란다.
이라 부른단다.
책과는 하등 관계가 없어 보이는데...
아마 그 옛날 여기에선 돌로 만든 책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우리 나라에서 말하자면 제사를 위한 제기들을 모아두기도 한단다.
 첨 일본인들이 복원을 하여 일본 여행객들과 일본 가이드가 꼭 들러던 곳이란다.
그들의 복원 기술을 뽐내면서....
건데 현대인의 기술이란 것이 곧 이렇게 무너질 듯이 되고 말았으니....ㅉㅉㅉ
를 떠받치고 있는 코끼리 테라스이다.
머리가 셋 달린 코끼리가 코로 연꽃을 들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으며
오른쪽으로 오면 커다란 사자와 독수리 상이 다시 왕의 침전을 떠받치고 있다.
왕의 침전으로 들어오는 문 위쪽에는
‘카라’와 ‘라우’라고 하는 머리만 있는 악마들이 
무서운 얼굴로 지키고 있는 형상이 조각되어 있고
<천상의 사원>이라고도 하는 이 <피미아나까스>는 
약 100년에 걸쳐 완성되었다고 한다.  
이 조각 하나하나를 보면 
그 이상의 시간이 걸리고도 남았을 것으로 추측이 되며, 
당대의 사람들은 오로지
이 사원을 만들고 조각을 하면서 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무더운 날씨에 오전 내내 먼 길을 걸어다녔으니
얼굴에는 소금기가 남아 만져질 정도다.
중간중간 야자열매의 물을 마시긴 했지만 지친다.
문둥왕 테라스 대신에 우리 일행은, 거대한 돌 건축물이
나무 뿌리에 감겨 파손 당한 흔적이 그대로 보이는
<타프롬 사원>을 한 곳 더 둘러보기로 합의를 했다.
서둘러 버스를 타고, 동쪽에 있는 승리의 문을 나오는데
35인승 버스가 문 입구에 스칠 듯 겨우 빠져나간다.
기사 아저씨 운전 솜씨에 박수를 보내며 
엊저녁 현지가이드 말이, 캄보디아에서 젤 좋은 버스가 
35인승이라던 말이 새삼스럽게 귀에 와 닿는다.
(넘 길어서 여기서 일단 자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