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퍼진라맹, 글: 마눌
9일 아침, 오늘은 방비엥에서 루앙프라방까지 7시간 자동차로 이동해야 하기에 아침을 일찍 먹고 서둘러 출발합니다.
늘 그렇듯이 호텔 조식은 간단하게 해결합니다.
8시까지 로비에 모여, 일정 점검하고
환전도 하고, 짐 챙겨 싣고 떠납니다.
끝도 없는 산길을 굽이굽이 떠나가야 합니다.
도로의 사정은 별로 좋지 못했지만,
흙먼지 마시면서도 여유로운 사람들처럼
우리도 즐거운 마음으로 떠났습니다.
어느 산길은 안개가 자욱한 몽환적인 길이라서
더욱 속도를 줄여서 가다보니,
산안개가 골짜기를 향해 슬금슬금 사라집니다.
더러는 풀 뜯으러 들판으로 나가는 소떼들이 길을 막아 또 한참을 기다렸다가 가기도 합니다 그래도 별로 차들도 사람들도 없었던 한적한 길을 1시간 30분 정도 달려갔을 때,
아주 가난해보이는 작은 초등학교가 보여 들어갔습니다. 주로 몽족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라는데, 그냥 무작위적으로 들어갔답니다. 칠판 하나는 깔끔한 새 것으로 보이지만, 나머지 교실이랑 학교 시설은 이렇습니다. 옆 반의 수업하는 소리가 다 들리지 싶네요~~
맨 먼저 1학년 꼬마들 교실입니다~~ 귀여운 녀석들이 그래도 아주 열심히 집중하고 있습니다.
똘망하고 야무지게들 생겼지요? 미래의 라오스를 이끌고 갈 인재들 같습니다.
이 반에서 공부 젤 잘하는 아이들이라고 선생님이 넌지시 일러주시는 아이들은 역시 뭐가 달라도 달랐습니다. 짝지끼리 둘 다 왼손잽이들인데, 열심히 뭔가를 쓰고 있습니다.ㅎㅎ
표정들이 참 천진난만합니다~~
다음 교실에는 2,3학년이 합반 수업중이랍니다. 인원이 작기도 하고, 교실이 모자라서 두 학년이 함께 수업하고 있답니다. 라오스의 학제는 5 - 4 - 3 - 4 라고 하네요. 즉 초등학교 5년, 중학교 4년, 고등학교 3년, 대학교 4년. 총 년수로 따진다면 우리나라랑 같습니다. 가난한 나라에 비해서는 교육열도 높아서 고등학교 졸업생 80%는 대학으로 진학을 한다고 합니다.
미녀 삼총사들, 이쁘지요?ㅎㅎ 아이들의 옷을 유심히 보니, 그런대로 깔끔하게 잘 입고 있었습니다. 북쪽으로 올라올수록 기온이 좀 떨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입고 있는 옷을 보니 거의 한겨울 수준입니다.ㅎㅎㅎ
다음으로 4학년 교실입니다. 일제히 일어나서 합장을 하며 '컵~짜이~(감사합니다)'라고 합니다. 고학년들이 확실히 다르네요~~ㅎㅎㅎ
여자 아이들은 귀에 다들 장신구들을 하나씩 달고 있습니다.
눈매가 예리하게 생긴 이 녀석은 머리가 아주 영리할 것 같습니다.
선생님들께 양해를 구하고
형아들이 사탕이랑 과자를 나눠주는 동안
공부하다 말고, 잠시 휴식을 취하는 아이들은
그렇게 산만하지도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5학년, 최고 학년들답게
어딘지 모르게 의젓합니다.
제일 노래 잘 하는 친구 누구냐고 했더니, 단번에 손가락이 이 친구들을 향합니다. 나와서 노래 한 곡 하는 동안에 아이들은 잠시 행복해보였습니다. 노래한 친구들과 선생님들께는 '자유시간'과 '찰떡파이' 하나씩이 더 돌아갔습니다. 칠판에 판서한 것 자세히 보면, 선생님의 필기 실력이 보통이 아닙니다. 아주 잔 글씨로 저렇게 일정하게 판서하는 것이 쉽지가 않거던요. 환경은 열악해도 노련한 선생님과, 열성인 학생들이 합심해서 훗날 라오스를 이끌어 갈 인재가 나오지 싶습니다.
공장이 없어 공산품이 귀한 라오스에는 학용품 중에서도 크레용이나 색연필이 참으로 귀하다고 해서 크레용, 색연필, 삼색볼펜, 스케치북을 합쳐 한 박스 가득 채워 가지고 갔습니다. (이것만 해도 무게가 거의 20Kg이라 마음껏 가져가지도 못했답니다) 조그만 교무실에 계시는 선생님들께 알아서 나눠주라고 드리고 왔습니다.
다음으로는 지인들이 보내주신 옷들입니다.
멀리 제주도에서 남방 공장 하시는 분이 보내주신 새 남방 30장입니다.
100장까지 보내줄 수 있다는 것을
제가 무게 생각해서 20장만 보내달라고 했더니
30장을 한 박스 챙겨서 보내왔습니다.
90과 95사이즈로 남녀공용이라고
선생님들과 학부모들 나눠 입으셔도 좋다고 했더니,
열심히 통역하던 가이드 '앱뻔'이 많이 망설이다가 말합니다.
"선생님~! 저도 하나 주면 안 되요?"
푸하하하하, 참 순수하고 아름다운 청년이지요?
가이드와 운전기사에게도 각각 한 장씩 나누었습니다.
포항에 사시는 이*란님이 보내주신 옷들과~~
연*천님, 그리고 다대포님이 보낸 옷들을 이쁘고 깔끔한 것만 골라서 최종 2박스로 묶어 갔습니다. 무겁고 부피가 많이 나갔던 옷과 학용품을 모두 내려주고 나니 차도 가벼워지고, 우리도 아주 홀가분해져서 다시 기분좋게 떠났습니다.
쌍봉낙타가 걸어가는 것 같은 산을 지나가고~~
갈대처럼 생긴 풀들이 지천으로 피어난 산길을 돌아
우리는 끝없이 달려 갔습니다.
날씨는 변화무쌍하게 자꾸 바뀌어서~~
한쪽에서는 티없이 맑은 하늘을 보여주다가,
다른 산을 넘어가면, 또 먹구름이 어디선가 몰려왔다가,
구름 사이로 햇살이 쏟아져 내리다가~~
또 금방 먹구름이 물러가고 맑은 하늘이 되고는 했습니다.
산의 능선을 따라 끝없이 달려가다가 드디어~~
절벽 위의 식당(푸쿤비앙파)에 도착했습니다.
마침 부식을 배달하는 차량이 와서 과일이랑 채소들을 내려놓고 있습니다.
여기 화장실도 어김없이 1,000킵을 주어야 들어갑니다. 그래도 참 깨끗하게 새단장한 화장실이네요~~ 단체로 들어가는 동안, 계산은 제가 합니다.ㅎㅎ
방비엥에서 루앙프라방을 가거나
루앙에서 방비엥으로 오는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여기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간다고 합니다.
주차장도 넓게 만들어 두었고, 식당도 넓고 쾌적합니다.
깔끔하게 시멘트로 포장도 되었습니다.
실외 식당에도 단체 손님이 예약되어 있는 듯 했고~~
실내에도 마찬가지로 단체 세팅이 다 되어 있었습니다.
우리는 바깥 식당에서 세팅 되지 않은 자리를 잡았습니다.
두루두루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11시경, 비교적 일찍 도착한 우리 일행은
단체 손님들이 오기 전에 얼른 점심을 먹고 떠나려고 합니다.
음식을 주문해두고, 기다리는 동안에
절벽 위 식당의 비경을 감상하려고
구석구석 다녀봅니다.
가끔은 저희들처럼 자유여행자들이 옵니다.
벽에 걸려있는 큰 그림은
핸드폰 광고인지, 이 식당의 창립자 할머니인지
아리송합니다.ㅎㅎㅎ
우리 식탁 곁에는 이런 인형도 하나 장식되어 있네요~~
여기서도 음식은 순서가 만들어진 대로입니다. '오무라이스'인 줄 알고 시켰더니, '오물렛'이라고 그냥 계란후라이가 나오네요~~ㅋㅋㅋ 카레도 허멀겋게 나오고~~
라오스 김치, 땀맣훙도 나오고~~
옆 테이블에 먹는 것 보고 시켰는데
그날 저는 이게 젤 맛이 좋았습니다.
일종의 모듬쌈입니다.ㅎㅎㅎ
양배추에 유채 줄기 하나 올리고
젓갈 넣어서 싸 먹었더니 한국에서 먹던 쌈밥이었어요~~
곁들여 나온 것은 참치살을 양념한 것인데
저는 그냥 젓갈 넣고 먹는 것이 괜찮던데요.
가끔 이렇게 땀맣훙도 올려 먹었어요~~
다 먹고 갈려고 하는데, 뒤늦게 유채국이 나왔답니다. 국이 미리 나와야 밥 먹을 때, 같이 먹었을텐데...ㅠㅠ 이때까지 안 나온 요리 2가지는 취소시키고, 단체손님들이 몰려오기에 얼른 떠납니다. 점심식사비 454,000킵(한화로 약 68,000원) 엊저녁에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먹었던 저녁식사비가 맥주까지 포함해서 $89였으니, 이 식당도 꽤나 비싼 편입니다.
12시쯤 된 시간에, 우리는 루앙프라방을 향해 다시 떠납니다. 앞으로 4시간 정도를 더 달려가야 합니다. 굽이굽이 넘어온 산 능선의 반대편으로 우리는 끝없는 산자락을 타고 다시 넘어가야 합니다. 라오스의 북쪽은 거의 산악지대이고 남쪽으로는 매콩강을 끼고 넓은 평야지대가 펼쳐집니다. 해서 북쪽에는 평야가 많이 없어 조금 더 가난하게 사는 편이고, 남쪽에는 조금 여유가 있게 사는 편이라고 합니다.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집들도 드문드문 보이고 더러는 사람 하나 안 보이는 산등성이를 한참을 달리고는 했습니다. 나머지는 5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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