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퍼진라맹, 글 : 가얏고(옆지기)
8일 아침, 으스름 새벽녘에 일어나
호텔 주변을 한 바퀴 산책하고 돌아옵니다~~
호텔 주변에서 만난 아침 풍경들은
스님들의 탓밧행열 외에는
모든 것이 여유롭고 느긋합니다~~
호텔 건너편에는 방갈로 숙소가 보이네요~~ 낭만적으로 보이긴 하지만, 저런 숙소에서는 어제밤에 보았던 도마뱀이랑 온갖 벌레들과 함께 자야 한답니다~~ㅎㅎ
식당 테라스에서는 젊은 여행자들이 아침 시간을 즐기고~
우리는 식당 안에서 간단한 아침을 먹었습니다.
아침, 저녁 기온은 제법 쌀쌀한 정도였고
한낮에는 더웠답니다~~
아침 먹고, 개조한 트럭을 타고
우리는 오늘 하루종일 물놀이를 할 예정입니다~~
고무로 만든 카약을 지붕에 가득 싣고 쏭강에 도착했습니다.
먼저 다리를 건너, 한참을 걸어
물동굴로 튜빙하러 갑니다~~
물동굴 가기 전에, 또 다른 동굴에서
와불상 하나, 친견하고 갑니다~~
라오스에서는 이상하게도 부처님 열반상이 많습니다.
부처님이 실제로 열반하신 곳은
인도 북부의 '쿠시나가라'라는 곳인데 말입니다.
이 의문에 시원한 답을 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동굴 안쪽에 투구를 쓰고 계신 듯한
씩씩한 부처님께 아침 인사를 드리고 나옵니다.
석회석이 모여 코끼리 모양을 하고 있는 동굴입구입니다.
여기가 물동굴로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순서대로 들어가야 해서, 우리는 차례를 기다립니다.
라오스에서는 공중화장실이 모두 유료입니다.
한 번 이용하는 데 주로 1000킵 (약 150원)입니다.
바깥에서 보는 것 보다는 안에 들어가면
아주 깨끗하게 청소되어 있고
화장지도 걸려 있습니다.
우리 차례가 다 되어 갑니다.
다들 튜브를 하나씩 타고,
머리에는 헤드랜턴을 쓰고
줄을 잡고 동굴로 들어갑니다.
그래서 카메라 들고 갈수가 없어
동굴 안의 사진은 없습니다.
입구는 낮고 좁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폭도 넓어지고 물도 깊어지고, 그리고 동굴이 아주 길어서 금방 나올 줄 알았는데, 들어갔다 돌아오는 시간이 1시간 정도 걸렸답니다. 그리고 겨울이라 물에 잠겨 1시간 돌아오는 과정이 많이 추워 덜덜 떨었어요~~ㅋㅋㅋ
오들오들 떨며 나왔더니, 따스한 햇살이 어찌나 좋던지~~
차려놓은 식탁에 앉아 햇볕 쪼이며,
점심을 먹었답니다.
각자 고치 두 개랑, 빵 하나, 그리고 볶은 밥을 주었는데
저는 배가 불러 빵이라 고치만 먹었어요.
튜빙이랑 카약킹 점심 포함해서
1인 당 90,000킵(13,500원 정도)입니다.
헌지 카약킹 가이드들이 점심까지 다 챙겨줍니다.
그리고 물에 들어갈 때, 중요한 것들 넣어두는
방수 가방까지 하나씩 다 나누어 주었다가
나중에 회수해갑니다.
유럽에서 온 젊은이들도 일광욕 즐기면서 점심 먹고 있네요~~
점심 후에, 우리는 또 20분 정도 걸어서
카약킹 하는 곳으로 이동합니다.
논밭을 지나고, 마을도 하나 지나갑니다~~
어린 송아지가 해바라기하고 있습니다.
하도 순하게 생겨,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더니
눈을 껌뻑이며 가만히 있습니다.
병아리들도 어미따라 부지런히 모이 쪼으러 다닙니다.
부화한 지 얼마되지도 않아 보이는,
정말 조그만 병아리들도 한 무리가 삐약거리며 어미따라 갑니다.
카약킹 시작점에 왔습니다.
카약하는 배를 하나씩 끌어내리는 동안에
우리는 잠시 준비운동을 했습니다.
한 무리의 청년들이 모두 튜브를 들고 옵니다.
카약을 타고 1시간 30분 정도 가는 거리를
청년들은 튜브를 타고 아주 천천히 흘러갈 모양입니다.
일광욕도 할겸 그것도 괜찮아 보였어요~~
청년들이 모두 출발하는 것을 보고~~
우리도 배를 띄웁니다.
연인들끼리 손잡고 내려가기도 하네요~~
낭만적으로 보입니다.ㅎㅎ
아들들끼리 한 팀,
아빠 둘이 한 팀,
그리고 저는 우리 가이드 '앱뻔'하고 한 팀을 하고~~
손목을 다쳐 노를 못 젓는 옆지기는
카약가이드하고 한 팀을 해서 떠납니다.
옆지기가 노를 못 젓는 덕분에
카메라를 들고 가서
우리들 카약킹하는 사진들을 건졌습니다.
1시간 30분을 가야하기에
중간에 이렇게 쉬어가는 곳이 있습니다.
튜빙하는 분들도 쉬어가고,
카약 타고 가는 사람도 쉬어가는 곳이 몇 군데 있었답니다.
여기가 두번째 쉼터입니다.
바람끼도 없었고, 햇살이 좋아서
천천히 흐르는 물살따라서 흘러가는 시간은
그야말로 유유자적한 한가로움이었답니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노를 저어도 좋고
안 저어도 좋은 물 위에서
우리는 그야말로 <Feel - free>했습니다.
카약킹 운영하는 회사 이름이기도 하지요?
물이 대체로 그렇게 깊지도 않았습니다.
천천히 흘러가면서,
쏭강 주변의 풍경들도 느끼면서 가다가
우리 가이드 '앱뻔'에게 라오스에 대해 궁금한 것들을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하고
라오스에서 꼭 먹어봐야 하는 음식이나
꼭 체험해보고 가야할 것들을
추천해 달라고도 했습니다.
햇살이 제법 따가워서
얇은 바람막이옷 잘 입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도 언덕 위의 휴게소에서 한번 쉬어갑니다~
휴게소를 지어서 7년째 살고 계신다는 할머니,
올해 71세라고 하십니다.
사다리 위가 방이네요~~
매달아놓은 해먹에 저도 잠시 흔들려봅니다~~
아래쪽 풍경도 보다가~~
건너편 풍경도 보다가~~
남자들끼리 라오 맥주 한 캔씩 마시는 동안에
할머니네 검은 강아지랑 놀기도 하다가~
술안주인 포를 조금 뜯어 주었더니
엄청 잘 먹습니다~~ㅎㅎ
할머니네 집, 지붕을 자세히 보았더니
파초잎을 엮어서 얹었더군요~~
안 쪽의 모습은 이렇고~~
바깥 쪽의 모습은 이렇지만, 비는 안 샌다고 하더군요~~
3년에 한번씩 다시 해야 한다네요.
이 가파른 언덕 위에 사시면서
닭도 키우고, 개도 키우고,
카약킹 하는 사람들에게 맥주랑 음료수 팔고
외국인들도 만나고 하는 일이
재미있다고 하십니다.
한참 쉬다가 다시 떠납니다.
둑을 쌓고 있는 건너편에 지어 놓은 것이
아마도 호텔이거나, 게스트하우스 같습니다.
물결따라 하염없이 흘러가는 것이 지루했던지,
카약 트럭 함께 타고 온 분들이
노로 물을 뿌리면서 장난을 걸어옵니다~~
옷이야 다 버려도 관계없는지라
우리도 열심히 노로 물울 튕기기도 하고 뿌려도 보지만,
그게 생각대로 잘 되지는 않았습니다~~ㅎㅎㅎ
건너편의 배에서는 그물 손질에 한창입니다.
천혜의 휴양지라고 하는
방비엥의 쏭강을 1시간 30분 카약을 타고
흘러내려 왔습니다.
날씨도 좋았고, 주변 풍광도 좋았고
아들 같은 가이드랑 도란도란 이야기도 재미있었습니다.
일단 호텔로 돌아와서, 오후 4시에 일행들하고 다시 만나기로 하고 각자 방으로 헤어졌습니다.
햇살 좋은 베란다에 젖은 옷들 빨아서 널어놓고 씻고 옷 갈아입고 전열을 가다듬은 다음 다시 호젓한 일몰을 느끼러 나갑니다.
호텔 마당에는 우리나라에서 보는 꽃들이랑
비슷한 것들이 많이 피어 있어
이름을 물었지만, 모두들 모른다며 지나갑니다~~
노란꽃이 라오스의 국화 잠파꽃이랑 많이 닮았는데
잠파는 아니라고 하네요~~
방비엥에서 제일 비싸고 로멘틱하다고 하는
'부띠끄 리조트'에 저녁 식사를 예약하려니
자신들의 숙박객들 외에는 안 받는다네요~~
하는 수없이 그 다음으로 로멘틱해 보이는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습니다.
방비엥의 호텔들은 대부분이
위로 솟은 빌딩이 아니라, 대지를 넓게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참을 안으로 걸어들어 가서야~~
레스토랑에 도착하게 됩니다.
5시가 넘어서야 일몰이 시작된다고 하니,
30분 이상 우리는 일몰을 기다리며 음식을 주문해두고
맥주부터 한 잔씩 나누었습니다.
라오스에 왔다고, 다들 라오 맥주를 주로 마셨습니다.
모처럼 멋진 저녁을 즐기려는 기회지만,
우리 일행들만 하기에는 몰인정한 것 같아서
우리는 항상 가이드 '앱뻔'과 운전기사 '레'와 함께 했습니다.
메뉴 책자를 주면서 각자 알아서
사진을 보고 먹고 싶은 것 시키라고 하면
세상 물정에 어두운 '앱뻔'은 제 취향대로 시키는데 비해
미스터 '레'는 항상 제일 싼 메뉴로 시키고는 했습니다.
참 소박하고 양심적인 '레'가 그래서 편하고 좋았습니다.
묵은 나무 둥치에 '난'을 접목시켜 잘 키우고 있습니다.
가지가지 이쁜 빛깔의 꽃을 피우며 난들이 매달려 있답니다.
저물어오는 쏭강에는 모터를 매단 보트들이
빠른 속도로 돌아가는 모습도 보이고~~
열기구들이 낮게 뜨서 지나가는 모습도 보입니다~
열기구 타는 가격은 1인당, 80$이라고 하는군요.
시간이 어중간해서 우리는 열기구는 타지 않았답니다.
음식이 하나씩 나옵니다.
이건 튀긴 감자를 곁들인 스테이크입니다.
가격은 45,000킵(한화로 약 6,700원 정도)
이 집에서 비싼 편의 요리랍니다.
맛은 그런대로 괜찮았고, 쇠고기는 좀 질깁니다.
음식은 정말로 천천히 하나씩 나옵니다.
성질 급한 한국사람들에게는 빨리 달라고 재촉하기에 딱 좋습니다.
하지만, 라오스에서는 라오식으로 느긋하게 기다리고
나오는 대로, 여유를 즐기며 먹기로 합니다.
산의 능선 사이로 구름 한 자락이 어디선가 나오더니~~
볼록한 산허리를 휘감으며 움직여 지나갑니다~~
하루 일을 마친 사람들은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고~~
기둥에 달린 전등이 불을 켜기 시작합니다. 강을 내려다보며, 일몰을 기다리는 시간은 정겹고 오붓하고 평화로웠답니다.
길거리에서 사 먹었던 것과 똑같은 찰밥이
바구니에 담겨 나오고~~
라오스 김치 '땀맣훙'도 함께 나옵니다
(김치나 반찬도 하나하나 다 돈으로 계산됩니다)
찰밥을 손으로 둥글게 주물러 땀맣훙을 올려 먹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매콤하고 진한 젓갈 맛도 나면서
파파야의 달짝한 맛이 곁들여져 먹을 만 하답니다.
한참 뒤에 샐러드가 나옵니다.
음식이 나오는 순서도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것하고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그냥 만들어지는 대로 들고 나옵니다~~ㅎㅎㅎ
감자와 닭을 튀긴 것이 나오는 데~~
여기 함께 나오는 소스가 특이했어요.
왼쪽 작은 접시에 빨간 소스 보이시지요?
찍어 먹어보니, 꿀에 매운 고춧가루와 마늘을 섞었어요.
근데 달짝하면서도 맛이 아주 괜찮았어요~~
소스 하나 배웠답니다.ㅋㅋ
또 다른 샐러드가 하나 더 나오고요~~
근데 저 다리 위를 사람과 자전거는 괜찮은데
자동차가 지나가면 통행료를 받는다고 하네요~~
모처럼 지나가는 자동차 한 대를 봅니다.
드디어 건너편 산꼭대기에 해가 걸렸습니다.
그렇게 찬란한 노을을 남기지는 못했지만,
은은한 해저물녘의 빛과 그림자가 아름다웠습니다.
쏭강을 바라보며 맞이한 고즈넉한 일몰과
여유롭고 한가로웠던 하루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시간이
마음 속에 묘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해가 지기 무섭게 사방은 빠르게 어두워지는데~~
그 잠시의 어둠 속에 어떤 한 남자가 나타나더니~~ 익숙한 솜씨로 그물을 던지기 시작합니다.
해가 막 넘어간 뒤의 음영이 아주 잠깐이지만, 아름다운 빛의 향연을 선물합니다. 어떤 물감을 풀어 저리 고운 빛을 만들 수 있을까요?
그러자 나무에 매달아 두었던 한지 등이 빛을 발하기 시작합니다. 몽족 야시장에서 여러가지 모양으로 만든 한지 등을 팔기는 했는데, 사 와서 장식할 곳이 마땅치 않아 그냥 왔답니다.
식사가 끝나고 어제 사서 남았던 파인애플을 깍아 달라고 했더니
이렇게 예쁘게 잘라서 줍니다.
후식으로 잘 먹고~~
마지막으로 달콤한 냉커피까지 나눠 마시고~~
길고도 로맨틱했던 저녁식사와 함께
일몰의 풍경도 가슴속에 간직하며 일어섭니다.
어둠이 짙어질수록 한지 등이 점점 더 밝은 빛을 발하며 은은한 밤의 향기를 뿌려주고 있었습니다.
내일 우리는 다시 라오스의 고도 루앙프라방을 향해서
7시간이나 차를 타고 떠나야합니다.
해서 모두들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4부를 기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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