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마 여기서 마쳤지요!
이 집 사장님 이제 간판 만드네요.
제목이 하늘아래서입니다.
주인장 성함이 이상수(010-3637-2408)입니다.
어제 저녁 먹고 들어오니 음식이 괜찮았느냐고 묻기에
사실대로 비린맛 때문에 집사람은 입에도 못 대었다고 하니
아침은 자기들이 준비하겠다고 합디다.
근처에 식당도 없고 해서 우리도 부탁드렸습니다.
뭐 잘 드시냐고 하기에 육류는 별로고 이 지역에 왔으니 민물잡어탕을 먹어 보았으면...
하고 지나가는 말투로 이야기했었는데...
아침에 묵은지랑 민물잡어탕(찜)을 해주더라고예
묵은지랑 함께 요리를 해서 비린맛은 하나도 나지 않고 정말 맛있었습니다.
이 방입니다.
방 안은 편백나무로 쭉 아래쪽을 둘러서 나무향이 정말좋았고요,
벽은 그냥 황토를 발랐더라고예,
방 옆에 욕실, 그 옆에 주방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3개 합쳐 7만원이면 별로 비싸지 않다고 생각 들었는데
아침밥을 그렇게 융성하게 대접을 받았는데 밥값을 안 받는 것이었습니다.
나올 때 악수하며 살짝 손에 드렸는데도 끝까지 안 받으시면서 숙박비에 포함되었다 하데예..
그 인정스러움이 얼마나 고마운지...
전날 밤에도 마눌이 배가 고파요 하기에 라면 끓이러 갔더니 자기가 끓여 주겠다하지 않나,
김치를 부탁 드렸더니 한포기를 주면서 고추, 파, 계란까지 가져왔더라고예...
아무튼 인정이 살아있음을 또 한번 느낀 곳이었습니다.
방에서 바라본 마당의 풍경입니다.
본래 조경을 했던 분이라 정원도 잘 꾸며 두었더군요.
아무튼 시간을 다시 새벽으로 잡아서 6시에 기상해서 축령산 편백나무 숲길을 걷기로 합니다.
텔레비전에 암 환자분들이 많이 걷는 길이라 소개되기도 했었지요.
조림왕 고 임종국 선생이 엄청난사재를 털어 편백나무와 삼나무로 조성한 숲이지요.
먹고 살기에 급급한 시절에 이렇게 후대를 생각하며 숲을 조성했다는게 참 대단한 일입니다.
금곡 영화마을에서 걷기 시작합니다.
축령산 정상까지는 4.3키로, 임종국 기념비까지는 3.9키로
우린 임종국 기념비 쪽으로 걷습니다.
가다가 무당벌레 사랑하는 모습들도 보이고요.
이건 무슨 꽃인지?
자 이제 편백나무 길이 시작합니다.
시멘트 포장 임도가 있습니다. 아마 차로도 어느 정도까지는 가는 모양.
편백나무는 삼각형 아이스바 같습니다.
피톤치드가 그리 많이 나온다면서요.
저 숲 안에서 산림욕을 한다고 하는데...
16일 평일 새벽이라 우리밖에 없습니다.
그냥 눈으로 즐기시라고....
1.7키로 정도 왔습니다. 배가 실실 고파 옵니다. ㅋㅋㅋ
기념비까지는 2.2키로 남았습니다.
그냥 가는 데까지 가봅니다. 별 바쁜 것은 없으니...
결국 끝까지는 가지 못하고 다시 내려 옵니다.
올라갈 땐 길을 몰라 쭉 길 따라 갔지만
내려올 땐 여유가 있어 숲으로 들어가기도 합니다.
참 잘 빠진 나무들입니다.
해가 떠올라 숲에도 햇볕이 보입니다.
흔한 사위질빵도 지천으로 있고요...
금곡영화마을이 보입니다.
영화 태백산맥, 내마음의 풍경 등을 찍었던 곳이랍니다.
많은 민박집들은 환자들이 장기 요양을 하기도 한답니다.
우리 민박집은 여기서 1키로 아래 장성군 북일면입니다.
지금이 상사화 철인가봐요, 곳곳에 상사화가 피어 있네요.
꽃무릇과 다른 것은 아시죠?
그렇게 돌아와서 아침 식사 거하게 대접 받았습니다.
민물잡어(피래미, 살겨니...등) 아침에 열대여섯마리는 먹었지 싶네요.
나머지 반찬(가지무침, 산나물, 묵은지 등)들도 참 좋았고예,
사진을 못 찍은 것이 못내 아쉽네요.
거의 10시나 되어서야 민박집에서 출발합니다.
아무튼 참 여유있게 다닙니다.
이곳은 편백나무를 간벌해 둔 곳 같습니다.
저거로 가구 만들면 참 좋겠다 그죠?
30~40분을 가니 문순태 소설 <징소리>의 배경이 된 장성호가 보입니다.
소설 속에선 생계 때문에 친구도 버려야했던 비극의 현장이지만
지금은 고요하기 그지없습니다.
차를 세우고 흐르는 물살을 보니 차가 자꾸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곤 근처에 유명한 백양사로 갑니다.
단풍들 때 엄청난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지요.
그냥 드라이브로 구경합니다.
여긴 단풍나무와 벚나무가 주종을 이룹니다.
입장료와 주차비를 받기에 숲길을 걷고자한 본래의 의도에 맞지 않기에 걍 드라이브만 하고 나옵니다.
중간에 조그만 촌장에서 배 1개 5천원, 사과 2개 5천원을 주고 삽니다.
올해 과일값이 장난이 아니겠습니다.
이제 담양으로 갑니다.
소새원으로 대표되는 우리 전통 정원,
식영정, 송강정 등으로 알려진 정자 문화권,
그보다는 죽록원, 떡갈비 등으로 더 잘 알려진 대나무의 고장,
모두 예전에 몇 번씩 갔던 곳이기에 이번엔 걷기로 한 관방제림으로 갑니다.
이 관방제림에는 주로 느티나무, 팽나무, 푸조나무가 주종을 이룹니다.
몽땅 고목이 되기에 적당한 수종이라고 하네요.
담양천의 범람을 막기 위해 세운 둑에 인공조림을 한 것이 바로 관방제림입니다.
수령 4~500년이 되는 나무들이 즐비합니다.
도로가 나오는 끝까지 왕복 4~50분이면 됩니다.
여긴 근래에 조성한 곳이고 여기서 좀 더 걸어가야 합니다.
여름 낮인데도 숲길이라 많이 덥지는 않습니다.
둑길, 다들 정겹게 느껴지는 길이지요.
예전엔 자전거를 대여해 타고 갔었는데,
업주들의 지나친 경쟁으로 대여업을 못하게 했다고 안내판이 붙어 있습디;다.
다 과유불급이 아닐는지....
그냥 걸어가는 것도 보기 좋습니다.
여기서부터 예전에 있었던 관방제림입니다.
나무의 크기가 완전히 다르네요.
엄청난 크기와 높이이지요. 아마 느티나무일 겁니다.
바로 옆엔 담양천이 흐르고 있고요,
좀 가다보니 공설운동장도 있네요. 요걸 한 바퀴 돌아가도 됩니다.
저 다리 건너거면 인도가 있고요, 죽록원으로 연결도 된다고 합디다.
곳곳에 옥잠화 등 꽃도 심어 두었덥디다.
저렇게 앉아 쉴 수도 있고요,
나무는 번호를 매겨 관리하는 듯하고요
엄청난 둘레이지요?
한번 걸어보고 싶지는 않으신지요?
뒷편으론 조각공원도 있고요,
여유있게 다 구경하면서 걸으면 족히 2시간은 걸릴 듯...
점심 때가 되어서 빨리 담양으로 나옵니다.
여긴 그 유명한 메타세과이어 길입니다.
담양군청 근처에 있는 국수집으로 갑니다.
이때가 점심 시간을 넘긴 오후 2시경이었습니다.
검은콩물국수를 시킵니다.
주문하니 바로 갈아주기에 참 구수합디다.
면은 국수가 아니고 칼국수 면입니다.
촌이라서 역시 양이 장난이 아닙니다.
2시 반경에 메타세콰이어 길을 드라이브하여 순창 강천사 계곡으로 쉬러 갑니다.
담양에서 순창 가는 길은 온통 이 나무들로 가로수로 심어두었습니다.
강천사에 도착했습니다.
순창 사람들 여기로 다 나온 것같이 복잡합니다.
일단 상사화 하나 보시고...
예전 이 강천사는 조용하다는 느낌이었는데...
오늘은 아닙니다. 평일 오후인데 무슨 사람들이 이리 많이 왔는지...
계곡도 이번 태풍 때문에 수량은 많은데 공사 중인지 뻘물이고
사람들은 양껏 많고 계곡에 발만 좀 담그고 숲 바람 쐬다가 지리산으로 코스를 바꿉니다.
강천사에서 오후 4시반 출발(그래도 1시간은 놀았네요)
달궁계곡으로 코스를 잡아 지리산을 가는데 정령치에 이르니 온 산에 운무가 내리네요.
위의 이정표 있는 곳에서 차도 잠시 쉴 겸 멈추었는데
온 산에운무가 내려 오네요.
달맞이꽃 뒤 편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정령치휴게소가 1172미터이네요.
길 건너가 만복대 오르는 길이고요...
완전 안개 천지이지요!
여기서 이렇게 봉우리들이 다 보인다고 하던데...
안타깝지요?
그렇게 정령치를 넘어서 달궁계곡에 있는 이 지리산식당으로 갑니다.
저녁도 해결하고 방도 해결합니다.
오늘은 계곡물 소리 양껏 들으며 잠자리를 할 것 같네요.
이 식당의 특징은 25가지 산채를 주는 정식(1만원)과
장작나무로 굽는 흑돼지구이(1인분 12,000원)가 유명한 집입니다.
저 3조각이 1인분입니다. 결코 적지 않지요!
반찬 종류 엄청나지요?
거의 모두 산채입니다. 저기에 된장찌개 올라옵니다.
정식 2인분에 돼지 1인분, 소주 1병(35,000원) 입니다.
돼지 결국 다 못 먹었습니다.
기름기를 쫙 빼서 쫄깃하니 맛있더라고예...
된장은 청국장을 첨가했더라고예...
물어보고 하시지...
이 집도 알바를 하던 총각들이 오늘 그만 둔다고 쭁파티를 주인장이 해줍디다.
소고기에 자연산 표고버섯(요건 억수로 귀한 것이라고 하네예)으로 애들 먹이더니
옆에서 불쌍하게(?) 돼지고기 먹고 있는 우리에게도 한점 줍디더 고맙게스리...
사진 찍기 전에 마눌이 조만큼 짤라먹었심더~~ㅋㅋ
전문적으로 장사를 하는 식당인데도 인정이 아직 있지요?
여긴 방 앞에 테라스와 테이블이 있고요,
바로 옆이 달궁계곡이니 그 시원함이야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새벽엔 추워서 창문을 다 닫았습니다.
방값은 5만원이었고요,
테라스 테이블에 앉아 고독하게(?) 밑에서 다 못 먹은 소주 반 병 해결하고
시끄러운 계곡물 소리와 함께 잔 또 하룻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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