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차 - 6월 3일(토)
(악양 다원 - 칠불사 - 화개장터 - 피아골 연곡사 부도 - 구례 사성암 - 윤문효공 신도비
- 함양 정여창 고택 - 안의 운정연수원 2박)
2일차 1편에 이어서.....
아찔한 하산 코스를 진땀 흘리며 내려와
산수유로 유명한 구례의 산동에 있는 ‘윤문효공 신도비’로 갑니다.
‘신도비(神道碑)’란 죽은 사람의 생전의 행적을 기롯하여 묘 앞에 세우는 비이다.
물론 아무나 세울 수 있는 것이 아닌 정2품 이상의 관직에 있었던 사람으로,
위업을 세웠거나, 학문이 뛰어나 후세에 모범이 된 사람을
복잡한 심의 과정을 거쳐 세울 수 있다.
‘신도(神道)’라는 말은 사자(死者)의 묘로(墓路)이다. 즉 죽은 자의 길이라는 뜻이다.
이 비는 조선시대 단종에서 성종 연산군 때까지 관직에 있었고
<경국대전>, <오례의주>를 편찬하기도 했던 윤효손(1431-1503)의 신도비이다.
앞에 석등도 있네요.
이제 전라도를 벗어나 경상도 함양으로 갑니다.
아직도 80km가 제한 속도인 88고속도로를 타고 남원을 거쳐 함양으로 갑니다.
함양군 지곡면에 있는 정여창 고택으로 GO~!
정여창은 누구인가?
일두 정여창은 성종시대 문인으로 조선 사림의 조종으로 꼽히는 김종직의 제자,
무오사화 때 유배형으로 유배지에서 죽고,
갑자사화 때 부관참시를 당한다.
중종 때 우위정으로 추증되었고,
광해군 때 공자의 묘인 문묘에 조선 성리학자 5명이 배향되는데,
이른바 동방5현으로 정여창, 김굉필, 조광조, 이언적, 이황이다.
자 이제 고택을 구경하자.
고건축을 전공하는 사람에겐 필수 코스인 여기는
참으로 아담하게 또 의젓하게 꾸며져 있다.
건축에 대해선 문외한이라 설명 생략~
먼저 솟을 대문, 5개의 현액이 걸려 있다.
효4, 충1 빠진 것은 열녀(烈女)가 빠졌다.
이게 제일 의젓한 사랑채이다.
누마루가 튀어 나와 있는 팔작 지붕이다.
앞에는 정원을 꾸며 놓아(보통은 후원에 있음) 사랑채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이건 일자형의 안채
전경
이게 사랑채에서 바라본 석가산(石假山)- 정원이라 생각하시면 될 듯.
우물도 있고
인동초도 피어 있네요.
대충 답사를 하고, 저녁 먹으러 갑니다.
여기 와서 안의 소갈비찜을 안 먹을 수 없죠? ㅋㅋ
예약 않고 갔더니 자리가 없어 젤 구석진 방으로 가서 한 그릇 합니다.
오늘 일정은 여기서 종료하고 함양 서하면에 있는 ‘운정연수원’으로 자러 갑니다.
Good Night~!
3일차 - 6월 4일(일)
(운정 연수원 - 거연정 - 군자정 - 동호정 - 농월정 - 용추계곡 - 부산)
역시 어젯밤도 서양화를 조금 그리고 늦게, 아니 일찍 잤다.
이 쪽의 정자를 배경으로 새벽 물안개를 보려 했었는데..
너무 늦게 일어났다.
좋은 공기 속에 잔 덕분에 그래도 머리는 상쾌하다.
펜션 형태로 되어 있는 곳이기에 취사가 가능하다.
대충 아침은 간단히 챙겨 먹고 길을 나선다.
다시 지곡 쪽으로 나가는 길에 정자가 쭉 이어져 있다.
첫 번째 거연정! 말 그대로 자연에 거한다는 뜻이다.
이곳의 정자는 전라도 평야 지역의 정자와는 조금 다르다.
본래 정자는 가다가 쉴 수 있는 즉, 아무데나 엉덩이를 걸치고 앉을 수 있는
그래서 계단이나 난간이 없는 것이 정상이고
올라가는 계단이나 난간이 있으면 누(樓)에 해당한다.
여긴 물가에 지어져 그런지 누에 가까운 정자이다.
여하튼 정말 끝내주는 풍광이다.
절로 막걸리 한 잔이 생각나게 만든다.
지금 한창 바쁜 농사철이라 정자 옆에 있는 식당에도 다들 일하러 나가고 아무도 없다.
거의 붙어 있는 군자정이다.
뒤에 황석산, 앞엔 화림 계곡물~
배산임수의 절경이다.
본래 남계천의 지류인 이 화림계곡엔 8개의 정자가 있었으나
지금은 거연, 군자, 동호, 농월 4개만 남아 있다.
아니다, 농월정도 불타고 없으니 이젠 3개뿐이다.
다음은 동호정!
이 정자의 기둥은 말린 통나무를 그대로 사용하여,
비틀어진 흔적과 옹이가 그대로 남아 있다.
또한 계단 역시 통나무에 도끼질 몇 번으로 요철을 만들어 계단으로 쓰고 있다.
동호정 바로 앞 계곡에 엄청 큰 너럭바위가 있다.
일명 차일암(遮日巖), 이삼백명이 앉을 정도로 넓은 바위이다.
요즘 부산의 해변가에 목책으로 산책로를 만들어 놓았듯이
여기에도 물 건너 장장 몇 km에 달하는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다.
시간이 많으면 도보로 걸어가 보면 좋을 듯하다..
다음은 농월정~
몇 년전에 어떤 사람이 방화를 했다고 한다.
물가에 있던 정자가 불 탔으니...
농월정이 그래도 제일 유명한 정자였는데...
말 그대로 달을 희롱하며 즐긴다고 했는데...
바로 옆에 수련원이 있어
간혹 수련회 오면 애들 재우고 밤에 홀로 나가 볼 수도 있었는데...
아니, 입장료와 주차료를 받는게 아닌가?
오늘 일요일이라 관광객이 많이 온다고 받나?
정자도 없어진 농월정에 입장료와 주차료....
뭔가 앞뒤가 안 맞다 싶어 안 보고 바로 용추폭포로 갑니다.
이쪽도 오늘 일요일이라 사람들이 많이 옵니다.
보통 일욜은 사람들로 복잡하기에 관광지는 잘 안 가는데...
용추사 옆으로 올라가는 사람들의 행렬이 장난이 아니다.
좀더 조용한 곳을 찾으려 더 올라가다
억수로 허름한 식당에 할머니 한 분이 혼자서 뭘 다듬고 계셨다.
옳지 여기서 점심이나 해결하고
마의 도로인 남해고속도로 일찍 내려가자고 마음 먹고
막걸리 한 동이 시키고
5명이서 백숙에 죽 먹자고 시키려니 양이 어중간하다.
2마리는 많겠고, 1마리는 부족하겠고...
“할매 우야까요?” 했더니
할머니 왈 “큰놈 잡아 줄테니 한 마리만 먹으라고 한다”
35,000원 짜리 백숙에 엄청 맛있는 죽까지, 닭이 얼마나 컸던지
나중에 고기 조금 남았습니다.
너무 맛있게 먹는다고 사진도 못 찍었습니다.
집에서 키운 닭이라 하던데....
동동주 청주입니다.
이것도 집에서 직접 빗은 것이라 하던데....
명함을 받아 왔는데...어디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찾으면 올릴게요.
아무튼 그렇게 든든한 점심을 먹고
부산으로 GO~~
하여 2박 3일의 이번엔 비교적 여유 있는 답사였습니다.
허접한 답사기 읽느라고 고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