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차 - 6월 3일(토)
(악양 다원 - 칠불사 - 화개장터 - 피아골 연곡사 부도 - 구례 사성암 - 윤문효공 신도비
- 함양 정여창 고택 - 안의 운정연수원 2박)
어젯밤 너무 늦게, 아니 오늘 새벽 너무 일찍 자는 덕분에
원래 계획은 불일폭포까지 가벼운 산행이었는데.....포기!
건너뛰기로 하고 이 집에서 아침을 먹습니다.
준비하지 마라고 그토록 신신당부를 했건만...
있는 야채쌈으로 밥 한 공기씩에 마음과 함께 먹으라고 하기에
또 거절할 수 없어 된장찌개와 쌈으로 아침을 먹습니다.
갓 따온 신선한 채소에 많은 사람들, 또 따뜻한 마음이 함께 해
정말 맛있는 아침을 해결하곤 이젠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일어섭니다.
일단 ‘칠불사’로 갑니다.
가락국 시조인 김수로왕의 4~8번째 왕자들 7명이 여기에서
득도하여 성불하였다 하여 ‘칠불사’라고 합니다.
그러나 칠불사가 유명해진 까닭은 ‘아자방(亞字房)’ 때문입니다.
세계건축대사전에도 나와 있을 만큼 유명한 ‘아자방’
신라 시대에 만들어진 亞자 형태의 온돌~
한 번 불을 지피면 49일 동안 온기가 가시지 않는 곳~
토끼봉 830m 높이에 위치하면서도 답사객이 끊이지 않고 오는 곳.
그곳을 구경합니다.
이제 ‘화개장터’로 갑니다.
소설 ‘역마’의 배경이 되었던 곳,
예전에는 옥화네 주막이 제일 유명했었는데...
지금은 가수 조영남의 노래로 유명한 곳...
이젠 따로 한 곳에 화개장을 만들었습니다.
지리산 화전민은 고사리, 더덕, 감자, 약초 등을 가져왔고,
전라도 구례, 경상도 함양 등 내륙 지방 사람들은 쌀보리를 가져와 팔았다.
여수, 광양, 남해, 삼천포, 충무, 거제 등지의 사람들은
뱃길을 이용하여 미역, 청각, 고등어 등 해산물을 가져오기도 했던,
광복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5대 시장 중의 하나~
장터만 가면 있는 엿 파는 아줌마~~
이 재미도 있어야죠~
장터 곳곳에 먹을 거리가 많다.
특히 섬진강을 끼고 있어서 피리 튀김과 은어 튀김,
또 참게탕을 파는 곳이 많다.
은어 튀김이 구미를 땡겼으나 밥 때가 아닌지라...담을 기약하며...
자 이제 섬진강을 끼고 피아골의 ‘연곡사’로 가자.
섬진강을 잠시 차창으로 보고...
피아골의 단풍은 가울 지리산의 백미(白眉)이다.
기왕 산 이야기가나왔으니, 더 보탠다면
좋은 산은 장(壯)하거나 화(華)하여야 한다.
지리산은 장하기는 하나 화하지 않고
금강산은 화하기는 하나 장하지 않다.
묘향산이 장하고 화하다 하니 통일이 되면 반드시 가보리라....
여하튼 이 지리산은 참으로 넓게 펼쳐져 있다.
그 중 피아골에 들어서 구례면 토지리 반야봉 아래의 연곡사,
이 연곡사가 유명한 이유는 동부도, 북부도가 국보로, 국보 2점과
보물 4점이 있다.
무엇보다 부도가 통일신라(동), 고려(북), 조선(서)의 부도가 한 자리에 있다.
이 세 점을 비교하여 보면 재미가 더할 듯하다.
먼저 연곡사 보시고...
3년 전엔가 이곳에 와선 점심 공양을 맛있게 먹은 기억이....
먼저 국보 53호인 동부도입니다.
누구 부도인지 잘 모르기에 위치상 동쪽에 있다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부처님의 무덤이 탑이라고 한다면,
부도는 아시다시피 스님의 무덤입니다.
통일신라 이전의 스님들은 장례를 어떻게 치렀는지,
또 무덤은 어디에 있는지 잘 모릅니다.
그 후 선종이 들어오고 9산문파가 이뤄지면서
그 후대들이 자신의 스승을 높이기 위하여 세운 것이 부도입니다.
유흥준씨의 말을 빌리자면
실상사 백장암의 부도는 장손같이 듬직하고
이 동부도는 막내딸같이 귀엽다고 합니다.
정말 돌로 어찌 이렇게 이뿌게 조각했을까 할 정도로 이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바로 옆엔 보물 153호인 동부도비가 있습니다.
몸돌은 없어지고 받침돌(귀부)과 머릿돌(이수)만 남아 있습니다.
이제 국보 54호인 북부도입니다.
이건 고려 초기의 작품으로 추정됩니다.
거의 동부도의 모방품 같습니다.
여기의 조각도 참 정묘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건 ‘가릉빈가(伽陵頻迦)’라 불리는 극락조가 양각되어 있습니다.
상륜부에는 봉황이 새겨져 있고요,
밑에 연꽃과 구름이 새겨져 있고 그 위에 새가 새겨져 있으니
이야말로 천상의 세계가 아닌가 싶습니다.
서부도는 조선조 것이고 전에 많이 보았고,
또 그 예술성이 떨어지기에 가는 길을 접었다.
그냥 법당 남쪽에 있는 보물 152호인 3층석탑만 본다.
다 알고 있겠지만 탑의 층수를 헤아릴 때는 옥개석만 헤아린다.
옥개석이란 지붕과 처마처럼 되어 있는 덮개를 말한다.
지나가는 길에 지금 양껏 피어있는 꿀풀과 익어가면서 색색의 버찌를 본다.
어릴 적 꿀 빨아먹기도 했었지요.
몇 잎 핀 것과 양껏 핀 것
익어가는 버찌.
이제 구례에서 점심을 먹는다.
객지에서 뭐 먹을지 잘 모르면 관공서 옆으로 간다.
구례경찰서를 찾아 간다.
바로 뒤에 다슬기수제비만 파는 집이 있다.
전라도 정식을 먹고 싶어 하는 팀과 헤어진다.
사실 많은 인원이라 나누는 것이 시간이 절약되기도 한다.
수제비 파는 집에서 밑반찬을 7가지나 준다.
다 간이 맞고 맛이 좋다, 리필해서 또 먹는다.
이 지역에선 대사리탕’이라 불리는 모양,
이 다슬기는 지역에 따라 부르는 이름과 끓이는 방법이 다양하다.
고디, 다슬기, 올갱이, 대사리....
또 경상도는 맑게, 혹은 된장을 풀어서, 충청도 지역은 엄청 많은 거섭과 함께 끓인다.
정식 5천원짜리 먹고 온 팀들도
20가지 이상의 밑반찬이 나오던데 하나같이 맛이 좋았다고 한다.
아직은 역시 전라도인가 보다.
자 이제 구례 둔척면에 있는 사성암으로 간다.
옛날에는 등산으로만 갔던 절인데
지금은 자기 차를 가지고 가거나(간이 좀 큰 사람),
아님 이렇게 입구에 있는 봉고를 개인별 2천원씩 주고 왕복한다.
입구에서 절까지는 4.2km이다.
거의 40도가 넘는 경사길도 있다.
곳곳에 1단과 핸드브레이크 사용할 것과
브레이크 파열 조심이란 경고가 붙어 있다.
올라가는 길도 아찔한데.....
내려올 땐 거의 롤러코스트인다.
내 옆 처녀선생님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다.
여하튼 다 올라가니 아래로 내려다 보는 정경은 가히 따봉이다.
먼저 암자 보시고....
아찔하죠? 어떻게 자재를 운반하여 절을 지었을까?
이곳에선 구례가 손바닥보다 작게 보인다.
논의 구획 정리도 잘 되어 있어
흡사 외국의 이쁜 정경을 보는 듯하다.
이건 원효대사가 손톱으로 새긴 약사여래불이랍니다.
올라가는 길에 수령 800년의 귀목나무
‘도선굴’이라 하여 좁은 동굴이 있더군요.
이쪽 저쪽 통해 있습니다.
절에 오면 엄청 쌓여 있는 불사하기 위한 기와들...
다들 빌고 싶은 것이 많네요.
너무 진솔한 것도 있어서....
(너무 길어 여기에서 잘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