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2일(토) 비가 오는 가운데 남해로 갑니다.
우리 가족이 결연을 맺고 있는 가야의 한 독거 노인이
역시 양아들로 관계를 맺고 있는 스님이 계신
남해의 선방으로 가고 싶어 하셔서 모시고 갑니다.
가족 나들이 겸해서 후배 가족들과 함께 갑니다.
남해고속도로 비가 오는 데도 많이 밀리더군요.
창선쪽에 가깝기에 사천I.C로 빠져 창선대교를 지나 갑니다.
죽방 멸치로 유명한 지족을 지나
내산 쪽으로 갑니다.
바람흔적미술관, 남해편백자연휴양림 가는 길에 있습니다.
먼저 올라가는 길입니다.
오붓하죠?
주변의 풍경도 참 자연스럽습니다.
요런 소박한 법당에 계십니다.
스님 말로는 토굴이라 합디다.
단청도 입히지 않고 그냥 부처님 모시고 산다고 합니다.
이렇게 살아도 전혀 부좃함이 없다고 합니다.
참 욕심이 없는 스님이었습니다.
도착하니 비가 그칩니다.
비에 젖은 풍경을 볼까요?
먼저 요사채 뜰에 피어 있는 비에 젖은 작약들
수련 달랑 하나 꽃을 피워 비 속에서 우리를 맞아 줍니다.
측백나무도 봄이라 새로 잎사귀를 돋아 내고
이런 꽃도 피우네요.
스님께는 좀 미안하지만
법당에서 좀 떨어진 산 속 빈 공터에서
고기 구워 먹습니다.
마른 곳을 골라 숯을 피우고
사가지고 간 돼지 고기부터 참숯에 구워 줍니다.
애들이 하도 배고파 해서 정신없이 구워서 먹인다고 사진이...
한순배 돌고 나니 애들 먹는 속도가 떨어집니다.
이제 어른들 차례입니다.
우린 새우 구워 먹습니다.
꽁치와 단호박도,,,ㅋㅋㅋ
단호박과 뒤에 구운 감자는 스님께도 배달했습니다.
새우와 단호박 깐 것
단호박을 이렇게 구워 먹으면 고구마보다 헐씬 맛있습니다.
먹고 난 뒤 잔해입니다.
이거 퇴비 모으는 곳으로 갑니다.
모든 것이 흙으로 돌아갑니다.
참 감자도 남은 불에 구워 먹습니다.
이렇게 구워 놓으면
평소 감자를 잘 안 먹던 아이들도 서로 먹겠다고 난리입니다.
함께 온 대학 후배 부부입니다.
저와 같은 직종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여유있게 먹고 난 후 커피 타임입니다.
대재벌의 별장이 부럽지 않습니다.
그래도 또 저녁 먹으라고 합디다.
저녁상- 채소가 한 광주리 들어오더군요~
요런 새싹도 쌈에 넣고 함께 사먹습니다.
된장 요거 색깔만 봐도 구수하겠지요?
한 쌈~
보통 스님들도 언제 출가하였느냐에 따라
드시는 음식이 다릅니다.
물론 수련으로 모든 것을 이겨내시는 분도 있겠지만
스님들도 출가하기 전 어릴 때 먹던 것을 좋아하는 스님도 많습니다.
피자 좋하하는 스님, 아이스크림 좋아하는 분, 또 과자 좋아하는 사람...등
헌데 이 스님은 동자승으로부터 시작하셨다고
된장찌개를 멸치다시물에 끓였다고 드시지 못 합니다.
우리가 조금 미안스럽습니다.
그렇게 T.V도 신문도 컴도 없는 세상에서 하루를 보냅니다.
밤에 본 하늘엔 정말 별이 쏟아져 내릴 것처럼 많습디다.
내일은 분명 날씨가 좋을 것이라 짐작하며....
어제 곡차도 제법 마시고
또 밀린 차들 때문에 피곤도 했을 것인데
아침 새벽에 눈이 떠지는 것은 자연의 정당한 이치인가?
인간이 자연으로 돌아온 그 순수의 본연인가?
아무튼 평소 주일과는 달리 해 뜨자 말자 눈을 떴습니다.
일출을 보러 바다에 나갈 것을 잘못 했습니다.
마눌과 스님은 우리 아침상에 올릴 채소를 또 한 소쿠리 따십니다.
씻고 있는 것을 보면
저거 누가 다 먹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이 따십니다.
아침 준비 동안 또 여유롭게 산책을 합니다.
물들어 가려는 단풍잎과 각시붓꽃도 보고
이젠 다 자라버린 두릅나무도 봅니다.
다 피어 홀씨가 되어 건들여 주기만을 기둘리는 민들레와
아직도 노란 꽃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민들레가 한 자리에 있습니다.
어제 비 속의 작약이 오늘은 빗방울 다 털어냈습니다.
이런, 어제 분명 꽃잎을 편 수련이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연꽃은 한낮이 되어야 핀다고 합니다.
그래도 신기합니다.
어떻게 이렇게 차이가 나는지...
나중에 12시 넘어서 열린 수련과 비교하세요.
매실나무가 많습니다.
5월 말이나 6월 초에 매실 따러 또 올까 합니다.
이거 뭔지 아시나요?
호랑이발톱나무, 어릴 때 고동 빼먹을 때 이 가시 이용했었는데...
탱자나무입니다.
빨래줄도..ㅋㅋ
이런 나무 빨래집개 못 보셨죠?
겨울초와 무는 씨를 받기 위해 양껏 키웠군요
엉겅퀴도 하나 보고요...
이것도 몸에 좋다고 부산 근교에선 나오면 다 뽑아 갑니다.
우리 집 강쥐 신났습니다.
오늘은 양껏 뛰어 놉니다.
스님이 머구 줄기 집에서 해 먹으라고 잘라 주십니다.
속된 표현에 ‘중팔자라’는 것이 있습니다.
남에게 퍼주지 못 해서 안달인 사람을 일컬어 말하는 것입니다.
정말 양껏 주십니다.
잎은 이제 드세서 못 먹고(어릴 때 잎도 쌈으로 먹습니다)
줄기는 들깨와 함께 볶아 먹으면 완전히 웰빙 식품입니다.
같이 온 아이가 머구 잎으로 장난 칩니다.
아이들만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어른보다 자연 친화력이 훨씬 뛰어납니다.
2편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