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족★/마눌과~

평일 남부럽지 않게 강원도 여행 2일차~ 백담사에서 봉정암

가볍게 숙소에 와서 한잔 더하고 잡니다.

 

오늘(10/1일) 산행은 여유가 있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는 없습니다.

단지 오늘부터 비가 제법 오고

내일부터는 기온이 떨어질 것이라는 일기예보를 들었기 때문에

비옷 준비에 갈아입을 옷까지...

배낭의 부피도 그렇고 무게도 많이 나갑니다.

우야던도 최대한 줄입니다.

 

아침 8시에 숙소인 더케이설악산가족호텔(설악동)에서 출발합니다.

아침에 비가 아직 오지는 않네요.

 

그리곤 택시를 이용해서 용대리까지 갑니다.

택시비는 미시령터널을 통과해서 도로비 포함 약 3만원 나옵니다.

 

그리고 미리 봐둔 백담순두부집으로 아침밥 먹으러 갑니다.

 

이 집을 선택한 이유는 점심 주먹밥(3천원)을 준비해준다고 하기에...

 

찬이랑 밥이 양호합니다.

2사람은 순두부, 남자 두 명은 황태해장국으로...

 

황태해장국은 마눌 것보다 내 입에는 안 맞네요.

술꾼 남편과 함께 핸지 30년이라고 해장국은 보통 수준이 넘는 마눌 솜씨인데...ㅎㅎ

황태해장국은 마눌도 자주 끓이는데,

황태 좋은 놈으로 참기름에 잘 덖어 간만 맞으면 따봉인데...

뭔가 2% 부족한 듯...

마 그래도 어제 먹은 술 해장 확실히 합니다.

 

마눌이 시킨 순두부,

수학여행 코스를 첨으로 백담사를 기획했을 때,

그때도 셔틀 버스를 한꺼번에 다 못 태워 마지막까지 애들 정리하면서 먹었던 순두부

부산에서 순두부찌개는 해물에 고추가루 넣어서 벌껗게 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말 그대로 순두부에 양념장 올려서 먹는 것입니다.

 

그렇게 아침밥 한그릇 때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백담사까지 가는 셔틀버스 타러 갑니다.

 

오늘 코스는

백담-영시암-수렴동-쌍용폭포-봉정암(10.6k 4:30)입니다.

마지막 흔히 말하는 깔딱고개만 좀 피곤할 뿐 편한 코스입니다.

 

한 15분 가는 버스 요금치고는 조금 비싸네요.

 

30분마다 1대 다니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좌석 다 차면 시간 안에 출발합니다.

우리도 9시에 맞췄는데 9시 10분 전에 떠나버렸고,

9시 반에 출발할 줄 알았는데, 9시 15분 되니 만석이 되어서 출발!

 

드뎌 백담사 입구에 도착!

 

백담계곡을 제대로 볼 수 없었던 것이 아쉬웠는데,

백담사에 와보니 물이 너무 말라있네요.

 

마눌은 잠시 참배하러 가고...

 

 

저는 한바퀴 쉬익 돌아봅니다.

백담사는 만해 한용운 선생의 최고의 시집 <님의 침묵>을 탈고한 절로 유명한 곳이지요.

20세기 말에는 전두환 전대통령이 2년간 칩거한 곳으로 알려져 있지요, 안타깝게도.

만해 흉상 옆에는 일제 저항시 <나그네와 행인>이 새겨져 있습니다. 

 

그 외에도 조선 명종 때 승려였던 보우 스님의 글도 있고

 

생육신의 한사람이었던 매월당 김시습의 글도 새겨져 있습니다.

 

그렇게 잠시 둘러보고

 

요건 보리수 열매이네요.

보리수, 보리자, 보리수나무, 인도 보리수... 다 설명하자면 또 길어질 것 같고...

 

그냥 바깥으로 나와서 봉정암을 향해서 고합니다.

10.6키로 4시간 반 걸린다고 하는데....

 

산에 구름이 내려오는게 심상찮습니다.

 

 

탐방 안내소 앞에 배낭 무게 재는 곳이 있네요.

엄청 줄였는데도 12키로 정도 나가네요.

 

설악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2군데를 찍어라하면

보통 사람들은 이 수렴동 계곡과 내일 갈 천불동 계곡을 선택합니다.

쭈욱 펼쳐진 암반 위의 계곡 같아서 그 형상이 기묘합니다.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합니다.

마눌은 우산을 들고,

저도 아예 카메라는 차에 두고 작은 똑딱이만 들고 왔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사진은 이자뿌고...

 

작은 체구에 큰 배낭 매고 간다고...

하기 싫은 일을 돈 준다고 저렇게 매고 가겠습니까? ㅋㅋ

 

아래쪽에도 듬성듬성 단풍이 들었습니다.

 

영시암에 도착하자 장대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비 좀 피해 봅니다.

 

 

무작정 기다릴 수 없어서

잠시 비가 주춤하기에 비 사이로 수렴동대피소까지 갑니다.

벌써 11시가 넘었기에 여기서 밥 먹습니다.

비가 안 왔으면 아침 식당에서 사온 주먹밥을 중간에 어디서든 먹을건데,

비님 덕분에 시간이 좀 이르지만 어쩔수없이 라면 끓여 주먹밥과 함께 먹습니다.

간단히 반주도 한잔하고...ㅋ

 

 

요게 식당에서 준 주먹밥인데 열어보니 봉정암 주먹밥 생각난다는...

양은 많습니다. 공기밥 1그릇 반은 족히 되겠습니다.

간은 적당했습니다. 옆에 무말랭이도 좀 있고.

 

집에서 3가지 반찬 각각 담아서 진공 포장해서 4봉지 만들어 갔습니다.

점심 때 1봉지 먹습니다.

오늘은 멸치꽈리고추음, 깻잎김치, 총각김치 + 무말랭이

산에서는 꿀맛입니다.

 

폭우가 오는 덕분에 생겨난 폭포같습니다.

 

그렇게 온몸으로 비를 맞으며 천천히 올라갑니다.

 

색깔이 올라갈 수록 점점 진해집니다.

 

마눌 아직까진 살 만한 모양입니다.

 

축척된 체력이 없기에 걸어가면서도 영양보충합니다.

 

올 초에 당일치기 한라산 산행에서 눈을 맞아 제대로 먹을 것을 못 챙겼더니

나중 하산 때 비실거리더라는...

 

판초우의는 무거워 못 가져왔고, 버릴 생각으로 1회용 우의를 입었더니,

등산화가 벌써 다 젖었습니다.

 

이 큰 나무가 뽑혀져서 저렇게....

 

사람의 걸음이 무섭다는 것이,

아까 밑에서 보던 폭우 때문에 생긴 폭포가 이제 옆에서 볼 수 있을 정도로 벌써 많이 올라왔습니다.

까마득한 높이도 한걸한걸음 걷다보니....

 

수렴동계곡에서 유일하게 안내판이 있는 쌍룡폭포입니다.

흔히 말하는 쌍폭입니다.

좌우의 폭포가 보이지요.

 

천불동에는 상하 2단으로 내려오는 양폭이 있지요!

 

곳곳에서 물은 흘러 폭포를 이룹니다.

 

단풍의 색상이 아찔하게 좋습니다.

 

단풍 구경에 비 오는 것도 용서가 됩니다.

 

문제는 사진 찍기가 어렵다는 것,

아무리 똑딱이지만 물이 들어가면 곤란하기에

사진기를 쉽게 못 꺼냅니다.

 

드디어 마지막 깔딱고개인 모양입니다.

 

여기서는 연세 드신 할머니분들은 거의 4발로 기어서 갑니다.

비도 오는데....

꼭 저렇게까지해서 여기 봉정암을 오셔야 했었나?

 

마지막으로 단풍 하나 더 보고...

 

물에 빠진 새앙쥐 꼬락서니로 봉정암에 들어섭니다.

 

봉정암이 그래도 대피소보다 나은 것은 하나 있습니다.

씻을 수 있다는 것.

중청은 물에 대해서는 정말 짠돌이이고(이해는 하지만)

소청은 좀 나은 편이긴 하지만 샤워할 물은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팬티까지 다 버렸습니다.

깡그리 벗고 몸 닦고 등산화는 신문지 뭉쳐서 박아두고

저녁 공양 갑니다.

익히 알고있는 미역국밥, 마눌은 따뜻한 국물만 주면 좋아라 합니다.

그래서 무겁지는 않지만 부피가 있어서 귀찮았던

부산서 가져온 기장 건미역 1봉지를 부처남께 올려놓습니다.

마눌 딴 거 줄이는 한이 있어도 미역은 꼭 챙겨가겠다고 가져온 것입니다. ㅎㅎ

 

비가 와서 곰바위도 못 보겠고,

용아장성, 공룡 등더라도 안 보이고,

불 켜둔 진신사리탑까지만 올라가 봅니다.

 

봉정암의 처소는 다 아시죠?

1인에게 가로 60센티, 세로 1미터 정도의 한칸만 제공된다는...

자는 곳이 아니고 예불 드리고 피곤한 사람 잠시 휴식을 취하는 곳이랍니다. ㅎㅎ

 

비가 온 덕분에 예약하고 안 올라온 사람들 많아서

남자들 처소는 그래도 넓직하게 잘 수 있었습니다.

단지 방에 헬기가 있어서 전투하는지라 귀가 좀 시끄러웠지만....

 

대청봉 일출이 6시 20분 경인데...

그러면 4시반에는 봉정암에서 출발해야 하는데,

할 일은 명상하는 것밖에는 없는데

산사의 밤은 깊어가는데도 잠을 청할 수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