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앙프라방의 중요한 사원들을 둘러본 우리는
<왓마이>사원을 마지막으로, 이제 사원순례는 그만하기로 합니다.
라오스의 사원들은 하나같이 일반 주민들의 집에 비해서는
지나치게 호화롭게 지어져 있습니다.
사원 앞에는 툭툭이들이 일련의 번호를 달고
줄줄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차를 세워두고 우리를 기다리는 '레'와 함께
꽝씨폭포를 찾아가기로 합니다.
루앙프라방에서 가로수로 가장 많이 심어져 있는 나무가 바로 라오스의 국화 '잠파'입니다.
가까이 근접촬영을 하면 이런 모습인데요~~
향기가 아주 그윽합니다.
노란꽃과 주황색꽃 두 종류가 피며
꽃은 사시사철 계속 피어난다고 하네요.
우리나라의 국화 무궁화도 봄부터 가을까지 오래도록 피기는 하지만,
사시사철 꽃이 피지는 않는데
잠파꽃이 참 매력적입니다.
우리의 가이드 '앱뻔'이 꽃을 한 송이 따서 제 머리에 꽂아줍니다. '나 이쁘나~~' 할 뻔 하다가 가만히 보니 그야말로 꽃잎도 두껍고, 향기도 그윽하고, 꽃이 핀 모양도 겹겹이 참 곱고 어여쁜 꽃입니다. 라오스 사람들을 닮았습니다.
꽝씨폭포는 루앙프라방의 중심가에서 약 30Km쯤 떨어져 있어 차로 한 시간 가까이 달려왔습니다. 폭포 하나만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폭포를 포함한 일종의 커다란 공원입니다. 입장료 10,000킵(한화 1,500원 정도)
입구옆의 작은 가게에서 과일을 팔고 있는 두 모녀는 열심히 수를 놓고 있습니다. 몽족 여인들처럼 보입니다.
맞은 편의 가게에서는 싱싱해보이는 돼지고기를 숯불에서 바로 굽는 모습이 맛있어 보이네요~~ 이런 것 앉아서 구워 먹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서 구워 놓은 닭고기 몇 고치 사서 한 입씩 맛보고 들어갑니다.
숲길로 들어가서 포장도로로 내려오는 방법이 있고,
반대로 포장도로로 올라가 숲길로 내려오는 방법이 있지만,
우리는 그냥 숲길로 올라가, 숲길로 내려왔습니다.
조금 걸어올라가니, 곰 사육장이 있습니다.
동물원처럼 곰을 키우는 곳은 아니고,
자연상태에서 다치거나, 버려진 곰들을
임시로 보호해서 치료해주는 <임시보호센터>랍니다.
곰에게 먹이는 절대로 주지 말라고 쓰여져 있어
뭘 달라는 표정으로 쳐다보는 곰들을 그냥 보며 지나갑니다.
우리나라 지리산에도 자생하는 반달가슴곰 같습니다.
놀이기구도 있고, 공간도 제법 넓고,
곰들이 갇혀있다기 보다는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곰인형에 안겨서 사진 한 장~!
숲이 제법 울창하게 우거져 있습니다.
거대한 나무들도 많이 있네요~~
숲속에서 홀연히 호수가 하나 나타납니다.
물빛이 석회질을 품고 있는 모습입니다.
길을 따라 올라가니 호수들이 연이어 나타납니다.
요 조그만 것들을 폭포라고 하는가 했더니, 아니랍니다.
폭포는 위쪽에 있답니다.
지금은 물온도가 낮아서 수영하는 사람들이 없었지만,
날씨가 더우면 여기서 수영도 많이 한다네요.
뻗어나간 나무위의 발판 보이시지요?
저기가 다이빙대라고 하네요~~ㅎㅎ
맞은 편에 이런 간의 탈의실도 있었어요~~
수많은 잔둥치들이 모여서 큰나무가 된 이런 특이한 나무,
아무리 봐도 특이한 나무네요~~
이런 풍경을 보면, 문득 생각나는 지명이 있네요.
중국 구채구의 오채지나 터키의 파묵깔레,
그리고 크로아티아의 플리트비체처럼
여러 개의 석회석 풀이 비취빛 물을 담고 이어지는 모습은
참으로 신비롭고 이채로운 풍광입니다.
자연이 만들어내는 모습들은
도무지 사람들이 인공적으로는 만들지 못하는
미묘한 색체와 깊이를 지녔답니다.
한참을 내려다보다가 또 올라갑니다.
작은 폭포들의 모습도 축소된 아름다움이 있고,
물줄기들이 끊임없이 흘러내려
돌의 형태를 바꾸기도 하는 세월의 아득한 지층~!
다시 물길을 버리고, 숲길을 따라 한참 걷습니다.
서늘한 늦가을 같은 날씨였습니다.
중간중간 이런 쓰레기통도 매달아 두었고~~
문득 올려다보는 하늘도 맑았답니다.
폭포 옆에는 기념품이랑 간단한 먹거리 파는 가게가 하나 있고, 사진을 찍어 즉석에서 인화해주는 사진사가 계속 우리에게 기념사진 찍어라고 하네요~~ 결국 부자들간에 사진을 찍어 가져갑니다.
이것이 진짜 꽝씨폭포입니다.
왼쪽에 보이는 아가씨는 무슨 화보촬영을 하는 모델인지
여러가지 포즈로 계속 사진을 찍고 있더라구요~~
지금이 건기에 속해서 물줄기가 줄어든 것이라는데,
나중에 우기가 되면 더 규모가 큰 폭포로 변하지 싶습니다.
사진도 찍고 한참을 감상하고 나서야
우리는 이제 다시 길을 돌아내려갑니다.
마삭줄 같은 덩굴 식물이 큰 나무를 감고 올라가는 모습도 보이고~~
토란잎처럼 생긴 것이 나무를 타고 덩굴손을 뻗으며
올라가는 모습도 특이하고~~
식물원 같기도 하고, 공원 같기도 한 꽝씨폭포를
두루 감상하며 돌아내려오는 시간도
한 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아까 본 다이빙대로 만든 나무아래로 왔더니,
웬 짚시처럼 생긴 남자 하나가, 물속으로 혼자 수영을 하기 시작합니다. 잠시 후에 비슷하게 생긴 아가씨가 또 수영을 해서 둘이 저만큼 멀리 가더니, 물속 바위에 앉아 속삭이는 모습이 많이 추워 보였답니다.ㅎㅎㅎ
다시 자동차로 40분쯤 달려,
루앙프라방의 Old bridge로 왔습니다.
이 다리는 오래되어서 자동차는 통행금지랍니다.
사람과 오토바이, 자전거만 통행할 수 있는데~~
워낙 많은 오토바이들이 줄지어 다니는지라,
사람만 통행하는 좁은 다리가 곁에 따로 있습니다.
이 다리 끝까지 한번 걸어갔다 오고 싶었는데
오토바이 매연이 심해서 숨쉬기가 힘들었어요~~
몇 번을 묻고물어 마침내 찾아왔네요~~
반가운 한국식당 <김삿갓>
시간이 좀 늦은 오후 2시경이라 그런지~~
가게 안은 한산했답니다.
소주를 팔고 있기에, 반입 금지라네요.ㅎㅎ
이런 술들도 있답니다.
반찬 하나하나 따로 돈 주고 사 먹다가~~
공짜로 주는 이런 반찬들 보니, 참 반갑습니다.ㅎㅎㅎ
비빔밥 시킨 사람도 있고~~
한국에서 공수해왔다는 된장으로 만든 된장찌개~! 감동적인 맛이었습니다.
순두부찌개도 괜찮았고요~~
제육볶음도 먹을 만 했답니다.
계란찜은 좀 딱딱하더군요.
물을 좀 섞었어야 하는데...
김치찌개는 냄비가 영~~ㅎㅎㅎ 요즘 한국에서는 인체에 유해한 알루미늄이 녹아 나온다고 이런 냄비랑 알루미늄 호일 같은 것 사용하지 않는 붐이 일어나고 있으니까요.
모처럼 한국식당에서 느긋하고 푸짐하게
점심을 배부르게 먹은 다음,
메콩강가로 차 한 잔 마시러 나왔습니다.
여기 이 강가를 따라서 쭉 이런 길카페가 있습니다.
새해 축제인 <삐 마이 라오>행사 때,
물을 마구 뿌리며 즐기는 물축제가
이 강을 따라 열린다고 하네요~~
야자 열매도 하나 사서 마셔봅니다.
가만히 음미를 하면, 고로쇠 수액 같은 맛이기도 하네요.ㅎㅎ
한가로운 강의 풍경을 바라보며,
우리는 이제 라오스 여행을 마무리 합니다.
4시까지 루앙프라방 공항으로 가서
5시 15분발, 비엔티안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고
비엔티안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비행기로 30분이면 가는 거리를
비엔티안에서 방비엥까지 3시간,
방비엥에서 루앙프라방까지 7시간을
차로 달려온 길이 아득하게 생각납니다.
현지 여행사 말로는 최성수기라고 들었던 시기에
루앙프라방의 메콩강가는
사람 구경을 하기 힘들 정도로 한산하고 적막하기까지 하네요.
길 건너편에는 깔끔한 게스트하우스들이 즐비하게 들어선 거리가 있고,
길 한쪽에는 또 자그만 사원들이 자리하고 있기도 합니다.
라오스의 옛 고도 루앙프라방을 이제 떠납니다.
언제 다시 올 지, 아니면 영영 못 올 지~~
루앙프라방 공항에 도착해서 우리는 이제 5일동안 우리를 잘 태워다니고 안내해주었던 운전기사 '레'와 작별을 했습니다. '레'는 다시 차를 몰고 혼자서 10시간을 달려, 비엔티안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일일이 작별인사를 하고, 6살난 딸아이에게 줄, 학용품과 옷, 그리고 한국에서 가져온 밑반찬 남은 것들, 약간의 팁을 함께 건네주었습니다.
살아간다는 일은 어쩌면, 크고 작은 만남과 이별의 연속적인 순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비엔티안에 도착해서 모두들 전신 마사지를 받으며,
여행의 피로를 풀었습니다.
그리고, 조금 늦은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라오스 조선평양식당>으로 왔습니다.
배가 별로 고프지도 않아서
평양냉면이나 한 그릇씩 먹을까 했는데
시간이 늦어서 냉면이 모두 매진 되었답니다.
왼쪽에는 우리 가이들 '앱뻔'
그리고 오른쪽에는 비엔티안 공항으로 우리를 마중나온
또 다른 운전기사랍니다.
라오맥주 말고, 평양 소주네요~~
여기는 또 하나하나 따로 주문을 받습니다. 깍두기도 따로 돈을 받고~~
배추김치도 따로 돈을 받습니다.
평양만두도 하나 시켜보고~~
쇠고기 버섯전골로 하나 시키고~~
이북식 가자미 식혜도 하나 맛 보았지요.
쇠고기 볶음~!
평양 순대~!
비빔면~!
꼬리곰탕~!
꼬리의 물렁뼈 하나 건지니 이렇습니다.
이것저것 시켜서 많이도 먹고나니,
라오스에서 제일 비싼 식사비를 지불했습니다.
모두 합해서, $108
공연 시간이 지나 공연은 보지 못했지만,
상냥한 평양 아가씨들은 모두 정말 미인이었습니다.ㅎㅎ
밤비행기를 타고 밤을 가로질러 우리는 한국으로 날아왔습니다.
지구상에는 정말 많은 나라들이 있고, 가고 싶은 나라들이 많아
다시 라오스로 여행 가는 일은 없지 싶습니다.
인도차이나 반도에서도 최빈국이라는 라오스~! 그러나, 인도나 이집트처럼 거지들이 우글거리지도 않았고 풍경은 평화롭고 아름답고 원시적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으며 사람들은 소박하고 잘 웃고 행복한 모습들이었습니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욕망도 함께 발달하는 과정에서 욕망의 상승도만큼, 사람들은 채워지지 않는 욕망으로 인해 스스로 불행해지는 삶을 짊어지고 달려가는 것은 아닐까요? 욕망의 지수를 낮출 수 있다면, 욕심을 다 내려놓을 수만 있다면, 우리는 저절로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라오스 여행에서 배운 행복의 비결입니다. 긴 여행기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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