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산 호텔’의 아침도 여느 호텔과 거의 같았다.
뷔페식으로 먹고 싶은 만큼 먹는 게다.
본래 아침은 한 숟가락 정도 먹고 출근하는 몸인데,
여행 나오면 양껏 먹는다.
수업보다 여행이 칼로리를 더 많이 요구하는 것인가?
내가 수업을 대충하는 것인가? ㅎㅎㅎ
9시 20분, 고베로 간다.
야경이 아름다운 도시로 책자를 보고 왔으나,
우리 일정 때문에 낮에 본다나....
10시에 지진 광장으로 유명한 ‘메모리얼 파크’와 ‘ 메리겐 파크’와 포트 타워를 보러 왔다.
확실히 야경보다는 그 느낌이 반감한다는 가이드의 설명이다.
1995년 1월 17일 발생한 한신 대지진!
그 지진의 가공할 위력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곳.
진도 7.2의 강진으로 인해 메리켄파크 40% 정도가 가라앉고,
바로 옆의 고가도로가 완전히 무너졌다고 한다.
지진 발생 직후의 모습 그대로 기우뚱하게 기운 4개의 가로등과
처참하게 파괴된 부둣가의 모습에서 옛 참상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이 사람들은 지진에 대해서는 끔직할 정도로 대비한다.
그 대비에도 이렇게 박살났으니, 인간의 힘이란 것은 자연 앞에선 정말 보잘것없다.
단지 이들은 그걸 잊지 말자고 그 참상의 부분은 그대로 보여준다.
대단한 아자씨들이다. 멀리 볼 줄 아는 그들이다.
2차대전 때 쓰던 잠수함을 광장에 내놓았다.
이건 또 뭐지?
그 시절을 잊지 말자는 것인가?
그들의 제국주의 침략 전쟁을 잊지 말자는 것인가,
아님 그때의 강국으로 다시 가자는 것인가?
뭔가 이건 아니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