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해도라는 술집이 여기서도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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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우리는 회전초밥을 먹었다.
10접시 630엔 정도-단지 이것은 선택의 권한이 없고
저거 주는 대로 먹어야 하고
양껏 뷔페로 먹는 데는 남자 1,500엔 여자 1,250엔 정도
본전 찾으려면 몇 개를 먹어야 하는 거야?
소식한다는 일본인~ 적어도 여기는 아니더군!
저거도 양껏 먹더라.
난 17개밖에 안 먹었다. 호호호
배 터지게 점심을 먹고, 거리 구경을 조금 더 하다 호텔로 들어왔다.
참 이 거리의 젊은 여인의 패션은 우야던지 살색을 많이 내놓는 것이었다.
정말 팬티가 보이는 짧은 치마에 롱부츠,
가슴 앞은 양껏 패인 T셔츠,
그 볼 것 많은 것을 아쉬워하며 뒤로 한 채 7시 30분 ‘치산호텔’에 도착했다.
일본의 호텔방이 작은 것은 인정하지만 이건 너무 작다.
침대 딸랑 2개 놓고 나니 거의 공간이 없다.
또 욕조와 화장실은 왜 그리 작은지....
답답하여 소위 ‘이자까야’ 거리의 선술집으로 나가기로 했다.
가이드는 택시를 타고 가야 하는 술집으로 다른 팀을 안내하러 갔고
일본어 선생님은 또 딴 곳에 있고
늙다리 4명이 무모하게 도전하였다.
“마, 세상 살아가는 것이 다 똑같습니다.
나가 보면 뭔가 찾을 수 있을겝니다”
작년 중국 갔을 때 말 한마디 통하지 않는 현지인과
동이 틀 때까지 어깨동무하며 술 먹어본 내가 아닌가?
까짓 강행해보자.
이게 재미 아닌가?
술집은 찾았다.
아니 그 전에 커피를 한 잔 하고 싶어
근처 자판기는 모두 캔커피이기에 편의점으로 갔다.
과감하게 영어로 ‘coffee"라고 유창한 본토 발음을 했더니
복사기 앞으로 데려가는 것이 아닌가?
copy와 커피를 헷갈렸단 말인가?
다시 “드링크” 라고 했더니 역시 캔커피를 내놓는 것이 아닌가?
우리처럼 편의점에서 원두커피는 팔지 않는 모양,
대충 한잔 하고 술집을 찾았다.
부산에도 일본식 선술집이 많은 관계로 그 가게 디자인만 보고도 선술집인지는 알겠더구만,
문제는 들어가기는 했는데
주문을 할 수가 있어야지.
주인이 알아서 메뉴판을 가져다 주더군.
돈육, 우육 등 한자로 적힌 안주는 알아보겠는데
또 그것이 꼬지인 것도 알겟는데
정작 우리가 먹고 싶어하는 ‘청주’-그것도 데운 청주는 어떻게 주문한단 말이냐?
한자로 청주를 적어줘도 모르고
이쪽에서 정종 주문할 때 쓰는 ‘사케’라고 해도 모르고
난감하더군,
그때 주방 옆에 보니 우리 선술집처럼 정종을 거꾸고 박아놓고 뽑는 것이 보이더군.
그것도 병 색깔도 같은 누리끼리한 색깔의 병.
옳지 저거 4잔 주소 하고 손가락을 4개를 쫙 폈지.
주인도 얼굴에 완연한 미소를 띠고는 또 뭐라하고는 4잔을 주더구만,
만져보니 차가운 것이라, HOT라고 부르짖으며 데워달라고 했지.
이런 이 말조차 못 알아듣는게 아닌가?
에이 할 수 없다, 차가운 것 먹자 라고
주인이 내민 잔을 들이킨 순간 아~!
이건 아니다. 정종 맛이 아니고 소주 맛이다.
병을 가까이에서 보니 소주라고 한자로 적혀 있었다.
일본식 소주였던 것이다.
“어더너 카인더” 당근 이 말은 못 알아듣지
할수없이 아사히 맥주를 먹고 돌아오는 길에
그래도 편의점은 말이 조금 통하더라 싶어
편의점에 가서 청주(淸酒)라고 써주니 바로 찾아준다.
이걸 일본어로 뭐라 하느냐 했더니
‘오사케’라고 한다나?
사케나 오사케나 그 말을 그렇게 못 알아들었단 말인가?
호텔로 와서 데워서 한 병(우리 나라에서도 파는 1회용 뚜껑이 있는 정종)씩 먹고 그렇게 디비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