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동네에 산 지도 어언 14~5년이 됩니다.
우리 라인 할머니 말씀 왈 " X선생도 이제 흰머리가 나고...동안이더만..."
뭐야 결국 늙었다는 말이잖아! ㅋㅋ
30대에 이사와서 50대가 훌쩍 넘어버렸으니 그럴 만도 하지...
이 집을 선택한 이유는 창문만 열면 뒤 금정산이 정원처럼 펼쳐지는 푸근함이 좋아서,
몇 세대 되지 않아 온 아파트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는 인정스럼이 있어서,
때론 아파트 빈 공간에 기름통 짜른 숯불 가마 하나 올려두고
고기 구워가며 잔치도 하곤 했었는데...
또 바로 뒤에 텃밭을 할 수 있는 유휴지가 맣은 것도 장점입니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이사도 안 가고 계속 여기에 머무르고 있나 봅니다.
늘 울집 강생이 산보 겸 볼일 보러 가는 뒷뜰(산)입니다.
마눌은 체육공원 쪽으로 해서 한바퀴 돌지만
저는 사람 사는 모양새가 이쪽이 더 좋아서 이리로 자주 옵니다.
오늘은 강생이 데리고 가면서 카메라 들고 함 가봅니다.
이곳은 동네 어르신들이 온갖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제일 먼저 만난 엄청 많은 토끼풀~
어릴 때는 요걸로 반지 만들고 했었죠?
부산에도 곳곳에 토끼장이란 공터 이름도 있었을게고...
뱀딸기꽃의 열매, 전 아직 양지꽃과 구별이 잘 안 되는데.. 단지 시기로 구별합니다.
머구를 대파 옆에 심어 두었네요.
민들레도 키우고 있네요.
요것도 취나물인데...
저 이파리도 먹는 것인데....
요긴 땅두릅을 키우고 있습니다.
요건 뭐지... 흡사 유채꽃 비슷한게... 무꽃 비슷하기도....
꽃잎 크게 올릴테니 갈키 주이소~~
요건 감자꽃... 감자꽃도 이뿌지요?
자주색은 자주 감자, 흰색은 파보나마나 흰감자입니다...ㅋㅋ
찔레꽃이 지천으로 있더군요.
여기 누가 보리도 심더군요. 요거 보리 맞지요?
고창의 드넓은 청보리밭은 아니지만 운치 있네요.
키우는 사람은 고생했겠지만....
요건 산초나무일까요? 제피나무일까요?
분명 우리는 추어탕에 산초가루 내지는 제피가루를 같은 개념으로 것 같은데
다르다고 하네요.....
가시가 마주 보면 제피나무, 어긋나게 보면 산초나무라고 하네요. 요긴 마주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상도에선 추어탕에 넣어 먹는 것은 제피라고 하고, 산초나무는 난대나무로 부르고 있습니다.
요건 나리꽃 종류이지 싶은데.... 아직 곷은 피지 않았지만....
나무 두릅은 완전히 잎이 자랐네요. 희꾸무레 울집도 보이고...
금정산 저 멀리 무명암이 보이네요. 저 뒤가 그 유명한 의상대입니다. 올라가고 싶네요.
온통 저렇게 농장을 꾸며 놓았습니다.
10분만 올라가면 저렇게 금샘초등학교에서 올라오는 오솔길과 만납니다. 요기로 금정산을 등산해도 됩니다.
요것이 제피나무인데.... 심어둔 것이라 철조망을 쳐두었네요.
요기 감자꽃이 또 나옵니다.
요건 콩꽃입니다. 콩꽃도 이뿌지요?
벌써 저렇게 콩주머니를 달고 있는 것도 보이고요....
햇양파가 자라고 있습니다.
대파도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방울토마토도 꽃을 피우고 열매도 맺었네요.
요건 흔히 샐러드해 먹는 돈냉이, 이것도 꽃을 피웠네요.
사실 이 동네 어르신들 제가 올라가면 무조건 집에 가져 먹으라고 하십니다.
키우는 재미이지 식구들끼리 먹기엔 엄청 많습니다.
도라지도 이식해 두었네요. 도라지는 매년 저렇게 옮겨 심어야 합니다. 도라지꽃 피면 그것도 정말 이뿐데....
일하고 계신 어르신들입니다.
많이도 심어 두셨죠?
상추도 안 쏙아 먹어 꽃대가 오르려 합니다.
요건 씀바귀꽃(좀씀바귀)이지요?
요것도 취나물..... 어디서 날아와선 시멘트 바닥 옆 꽃밭에 한 뿌리를 내렸네요.
오르막길에 있는 때죽나무~
아파트 화단에 심어져 있는 장미들~~
요건 접시꽃봉오리... 여름에 피는 꽃이지요?
요건 한 4년 전에 흙시루에서 사온 꽃인데.. 이때껏 꽃은 피우지 않고 잎만 무성히 피우더니...
올해 드디어 꽃을 피우네요. 꽃이름은 노보단입니다.
저도 울 집 뒤에서 몇 평 땅을 개간하여(아니 남 해놓은 것 얻어서...ㅋㅋ) 고추, 상추, 열무, 가지 등을 심어 보았습니다.
바로 따먹는 고추의 아삭함은 정말 비교할 수가 없지요? 파는 것이랑...
그것뿐입니까?
동네 주민들 아파트 빈 뜰에서 고기 구워 먹고 있다가
퇴근하는 저를 붙잡곤 한잔하자고 할 때가 많았습니다.
채소야 바로 뒤에 지천으로 상추, 고추, 양파, 쑥갓...등 따오기만 하면 되고요...
바로 옆으로 산수가 흘러가기도 하지요...
그렇게 먹다보면 이 집에서 찌집 가져오고,
저 집에서 찌개 가져오고, 그렇게 밥 한 공기 더 가져와서 저녁 해결하기도 했었는데...
매일 올라가서 물 주고 뿔 뽑고 하는 것을 못하니
어르신들이 다 해주고 해서 미안해서 농사(?) 그만 두었는데...
올 가을부터 다시 재도전해볼까요? ㅎㅎ
이젠 여기도 많은 사람들이 이사 가고 오고 해서 예전 같은 맛은 좀 덜합니다만..
그래도 아직 어르신들 고생하며 키운 작물들 그저 주기에 바쁩니다.
그 인정스러움에 또 추억을 하나 더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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