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술에 지친 간을 해독하라고 친구넘이 문경까지 가서 일부러 고디(올갱이, 다슬기) 잡아서 보냅니다.
참 고마운 친구입니다. 계속 술 먹으라고...ㅋㅋ
이 다슬기가 간에 좋다는 것은 다 이실 테고...
다슬기 삶으면 나오는 파란 물이 바로 간 해독에 좋다고 합디다.
간에는 파란색, 위장은 검은 색, 심장은 무슨 색이라 하더라...
자 이제 2가지 식으로 국을 끓여 봅니다.
경상남도에선 맑게(전라도도 맑게 끓인다고 합디다)
충청도에선 거의 나물국 수준으로 야채가 많이 들어 가더군요.
대구식은 들깨를 넣는다고 하데예...
부산에서도 다슬기국 파는 집마다 각각입니다.
이곳(문경)의 다슬기가 아주 큽니다. 계란과 비교하라고...
요렇게 하루나 이틀 정도 해감을 시키면 조디가 쏙 나옵니다.
물을 팔팔 끓입니다.
소금과 다진 마늘 투하~
끓는 물에 함께 다슬기 투입합니다.
참고로 조디가 쏙 나왔을 때 끓는 물을 부으면 알갱이를 빼기가 편합니다.
거품이 일어나면 걷어 냅니다.
옆에선 따로 멸치 육수 뺍니다.
다슬기 알갱이 빼고 난 뒤 그 껍질로 육수 내기도 합니다.
(이때는 그 껍질을 약 3시간 끓이면 됩니다)
다슬기 초벌 삶은 물입니다. 색깔 좋지요~
이제 다슬기 꺼내 봅니다. 허옇게 붙은 것은 마늘 다진 것입니다.
이제 하나하나 뺍니다. 요게 장난이 아닙니다.
알갱이 빼고 윗껍질 빼고...휴~!
조렇게 밑에까지 잘 빼야 합니다.
저것 다 까는데 하필 요때 휴가 나온 큰아들과 무려 3시간 걸렸습니다...휴~
우리 아들 왈 "아빠 사먹자..." ㅋㅋ
누가 사먹을 줄 몰라서 안 먹는게 아니고... 요즘 믿을 수가 있어야죠?
이건 완전 자연산으로 잡아준 것이라서...
양 적은 것 같죠? 담배갑하고 비교하라고.....
다 빼고 난 껍질... 장난이 아닙니다.
아욱을 명절 끝에 구할 수가 없어서 배추시레기 삶아 놓습니다.
부추, 정구지, 소풀....
멸치 육수 뺀 것...
다슬기 삶은 물....
맑은 국 끓이는 것은 너무 쉽습니다.
위에 육수가 너무 진하기 때문에 따로 뺀 육수 적당량(그때 그때 달라요)을 넣고
빼둔 알갱이 푹 넣고...
끓을 때 소금, 마늘 넣고...
정구지 살포시 올려서 드시면 됩니다. 약간의 다슬기 특유의 냄새와 맛이 납니다.
저는 요것 제일 좋아라 합니다.
맛있겠지요?
2번째 삶은 시레기 된장에 버무릅니다.
다 비비고 난 후~
대파, 양파, 버섯, 청홍고추 장만해 두고...
씨레기와 다슬기 알갱이 함께 넣어서 푹 끓입니다.
새송이버섯밖에 집에 없어서 그거라도 짤라 넣습니다.
청홍고추 이뿌게(별로 이쁘게 못 짤랐지만...) 넣고...
간 맞춰 걍 드시면 됩니다.
간혹 알갱이에 밀가루 혹은 계란물 입혀 끓이는 곳도 있다던데...저는....
그냥 들깨 좋아라 하는 분은 들깨 함께 넣어 끓이면 그 맛도 괜찮습니다.
다슬기 특유의 맛을 없애 줍니다.
이렇게 한 그릇 양껏 먹었습니다. 휴가 나와서 매일 저녁 술에 찌든(?) 아들놈과...ㅋㅋ
친구야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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