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하고 며칠 쉬는 동안 가족 여행을 가려다
마눌이 사고친 것 해결해야 합니다.
가족 봉사활동으로 여행을 대신하자는 것입니다.
사건은 요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작년에 죽성에 일출 보러 가니 모 단체에서 그 새벽에 커피를 무료로 나눠주는 것이었습니다.
고맙데예...
하지만 밥도 안 먹은 빈 속에 커피는 부담스럽더라고예..
그때 마눌 왈 "어묵탕을 주면 더 좋아할 건데..."
까묵었을 줄 알았더니 연말이 되니 바로 500인분 어묵탕 끓인다고 사건을 치네요.
같이 가입한 맛집 동호회에 함께 할 사람을 모으더군요.
평소 어묵탕도 아니고 새벽에...휴~
준비할 것이 얼마나 많은지를 모르는 것 같습니다.
첫째 장비 문제, 천막, 대형 버너 2개, 60리터 국통 2개, 어떻게 어디서 준비할 것이며,
가스는 어떻게 연결할 것이며, 테이블은 ...
둘째, 물은 어떻게 조달할 것이며.....
셋째, 컵도 커피컵은 안 되고, 그렇다고 그릇은 도저히 준비 불가... 콜라컵이 있어야 하는데...
500개 파는데도 모르겠고...
넷째, 제일 중요한 것은 동네 주민의 반응입니다.
아무튼 준비 다 했습니다.
천막, 가스통, 버너 옮기는 트럭도 해결했습니다.
물도 해결했고,
동네 주민들 문제도 이장님 만나서 해결했습니다.
그리곤 제야의 종소리를 듣고 2시간 정도 자고 집에서 새벽 4시에 출발,
4시 40분에 죽성에 도착하여 다른 팀과 합류합니다.
울집 아들들과 천막 치고, 버너 설치하고 테이블 설치합니다.
물 120리터를 마을회관에서 받아서 옮기고...
이게 어묵 250인분 정도 입니다.
이거 퀵으로 받는데도 조마조마했지요~
어묵공장에서 일하는 회원 1분이 찬조를 하겠다고 하는데...
우야던지 맛있는 어묵을 찬조하려고 31일 오후에 나온 것으로 주겠다고
오후에 퀵을 불렀는데 31일 오후에 퀵은...휴~!
간신히 9시 넘어 어묵을 받아서 온 식구 동원 4~6등분으로
먹기좋게, 컵에 담기 좋게 짜릅니다.
어묵탕 준비하는데도 건멸치 1박스, 건청어새끼 1박스, 건새우, 다시마, 각 망에 넣고
무와 꽃게도 준비하고, 대파, 땡초도 짜르고, 양념장도 만듭니다.
준비가 만만하지 않네요.
한 회원은 차를 준비합니다. 타기 좋고 먹기 좋은 발효차로 준비했다고 합니다.
일찍 찾아온 사람들을 위하여 국통에서 냄비로 옮겨 급하게 멸 십 컵 분량 만듭니다.
불이 없어서 랜턴을 위에서 비춥니다.
울집 아들 2명과 1회원(텐트, 버너, 가스 준비한 회원)
동녘에서 붉은 빛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우리 팀 바쁘기 시작합니다. 무료를 모르는 사람들은 쭈삣쭈빗하기에...
호객 행위(?)를 합니다. ㅋㅋ
아들들 일하고 있을 때 잠시 짬을 내어 일출을 보러갑니다
일기예보로는 일출 보기가 어려울 것이라 했는데,
너무나 선명히 새해를 보여줍니다.
일출 보는 동안 주위의 사람들이
"내년에도 여기 일출 보러 오자, 어묵탕도 주고...
이 동네 좋다" 라는 말들을 합디더!
아마 동네분들이 무료로 주는 줄 알고 있는 모양,
누가 주는게 뭐가 중요합니까? 추운 몸과 맘 조금이라도 녹혔으면 우리는 되었지요.
일출을 보고난 후에 오히려 사람들이 밀려들기 시작합니다.
일출 기다리면서 몸 추운 사람들을 위해 뜨끈한 국물 제공하려는 목적이었는데...
우리도 마치고 동네 포차에서 해물탕으로 마무리 합니다.
내년엔 또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한 해의 시작을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남을 위해 그래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행동을 했다는 점에서
우리 애들도 가족 여행보다는 조금더 추억으로 기억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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