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은 좀 허름했지만 매우 넓었습니다.
덕분에 술 마신 사람과 술 안 마신 사람으로 나눠 잤습니다.
그럼 저짝은 마눌과 강쥐...ㅋㅋ
새벽 4시 반에 눈이 떠지긴 했지만 하늘은 온통 구름이 잔뜩 끼였습니다.
이런 날 바닷가 가보이 일출 사진은 실패하기 십상입니다.
괜히 무겁게 삼각대까지 들고왔는데...
이번에도 일출은 실패~
묘하게 큰 카메라 없는 날은 일출이 어찌 그리 이뿐지...
꼭 제대로 찍겠다고 나서면 날씨가 바쳐주질 않네요.
걍 그대로 또 취침.
8시나 되어서야 일어납니다.
대충 과일 하나씩 먹고
당항포구를 찾아갑니다. 예전 당항포구를 찾아 갑니다.
지금 한창 무슨 축제니 하면서 꾸며놓은 곳 말고...
좌측 끝이 꾸며놓은 곳입니다.
참 조용한 포구입니다. 이곳에서 임진왜란 때 전투를 심하게 벌였다니...
지금은 썰물이라 동네 애들이랑 할머니들이 조개 캐러 나와 있습니다.
많이들 캐네요.
우리도 느긋하게 아침을 해결하려 합니다.
밥 파는 식당이 안 보입니다, 저 관광지에 가면 뭐가 있겠지만,
그냥 느긋하게 그늘 찾아서 라면 끓입니다..ㅋㅋ
아들들에게 라면 끓이라 해두곤 바다 구경 갑니다. 바닷새 새끼들이 나와 놀고 있거요...
갔다오니 아니나 다를까 저거 스타일대로 라면을 볶았네요.
그래도 스프는 하나를 빼서 짜지는 않습니다.
한 젓가락 먹고는 봉지 커피까지 한사발하고
고성의 만화방초로 갑니다.
거제 산방산 비원과는 달리 여긴 인공의 맛이 적은 자연 그대로의 느낌이 좋은 곳입니다.
가을에 2번 와봤네요.
늦은 봄은 어떨까요?
입구에 편백나무가 우리를 환영해 줍디더~
역시 조그만 못에 창포가 피어있고요,
수련도 꽃봉오리를 터뜨리고 있네요.
금낭화도 아직 피어있고,
이렇게 작은놈 장난도 쳐보고, 아직 작은놈은 시키는 대로 다합니다.
저거 형은 여럽다고 안 하는데...ㅋㅋ
이건 무슨 꽃인지... 바람꽃 같기도 하고...
이건 찔레꽃이네요.
매발톱도 피고지고 하고 있네요.
수국은 이제 꽃맹아리를 뿜고 있고요,
엉겅퀴도 곳곳에 피어 있습니다.
이건 뭐지요?
구절초처럼 생겼으나 피는 시기가 아니고,
취 종류 같은데....
이게 은행나무 꽃이라고 하던데....
자란입니다.
꽃이파리 정말 독특하고 이뿌지요!
이것도 모르겠고....
갑자기 편백나무 열매가 떨어져 있는 것을 보고 줍기 시작합니다.
작은놈은 싫은 내색을 내고....
결국 지 베게속 할건데...
손에 들고 있는 저거 약 3배 가량을 주웠습니다. 그것도 깨끗한 놈으로...
마눌은 흐뭇한 표정을 짓습니다.
이런거 줍는 여행이 어디 있겟습니까? ㅋㅋ
지는 그냥 산책을 즐깁니다. 내 줄 것도 아닌데...ㅎㅎ
차밭 사이로 고성 들판이 빼꼼히 보이고요...
차가 삐쭉삐죽 아무렇게나 자라 있습니다.
예전에 차꽃을 여기서 보았고, 차도 한잔 얻어 마셨는데...
할미꽃은 요렇게 남았습니다.
모르는 꽃이 훨씬 많네예...
패랭이는 알겠습니다.
편백나무결이 좋아서....
아무도 주워가지 않은 편백숲 아래 지천으로 열매가 떨어져 잇습니다.
조그맣게 잎을 피우고 있는 놈도 있고요...
이곳 주인장 내외가 기거하는 곳입니다.
예전에 주말에만 오셨다고 하던데... 요즘은?
두 분이 관리하기엔 너무 넓은데...
산책하고 내려오니 차를 한잔 줍니다. 역시 그 인정은....
그리곤 아저씨는 "볼 것 없으니 이제 오지 마이소" 라고 말합디다.
건데 저한테는 "자주 오이소" 라고 들립니다.
겨울에는 저기에서 괴기도 구워먹을 수 있는데...
저 난로 위에 곡마도 구워주던데...
그렇게 여유있는 시간을 보냅니다.
작은놈은 지친 모양입니다. 저 나이에 이런 여유가 지겹겠지요.
바삐 돌아다니고 손에는 스마트폰이 떠나지 않아야 할 나이에...
늙다리 취향에 맞춘다고...ㅋㅋ
사천 쪽으로 좀더 가서 오복식당에서 해물정식으로 점심 먹을까 하다가
오늘이 초파일이라 바로 옆에 있는 벽암사란 조그마한 절에 등 하나 달고 공양하러 갑니다.
마눌이 불교 환자라서...ㅋㅋ
촌 절에 갑자기 못 보던 손님이 왔다고 대접이 좋습니다.
초파일 단골 메뉴~ 비빔밥!
다른 반찬들도 많이 나옵니다.
절밥은 남기면 안 된다는 상식은 아는지라 절대로 많이 가져오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합니다,.
멸치가 안 들어가도 저 된장국 시원하니 맛 좋았습니다.
아무 고기 없는 상추쌈이지만 깨끗한 맛에 속이 편했습니다.
그렇게 먹다가 밥 추가하여 더먹고..ㅋㅋ
고성 탈박물관으로 갑니다.
보통 교과서엔 봉산탈춤이 나오지요.
(봉산)탈춤 =(양주)별산대 = (통영)오광대 = (수영)야류 다 같은 말입니다.
지역에 따라 달리 부르는 것입니다.
애들이 널뛰기를 하고 있는 모습이 귀엽네요.
각종 탈들을 전시해 두었네요.
'(뒷)탈을 없애다.'란 뜻이 무엇일까요?
말뚝이 복장입니다. 하인이지요,
그러나 양반을 조롱하는 입담은 정말 재미있는데.....
문둥이 복장입니다.
상여이고요... 당연히 탈춤의 소도구입니다.
말뚝이 탈도 지역마다 다르지요!
말뚝이 코가 큰 것도, 또 혹(사실은 여드름의 과장이라고 하데예)도 힘을 상징한다고 합디더~
봉산의 양반 탈의 붉은 2줄은 언청이를 뜻합니다.
고시래탈의 어원도 함 보시고....
소원지를 붙이는 곳도 마련해두었네요.
저는 무슨 소원을 붙였을까요?
탈을 써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데예...
큰놈이 양반탈을,
마눌은 말뚝이탈을...
작은놈도 말뚝이탈과
양반탕ㄹ을 모두 써보네요.
아들 2놈 모두 태껸을 오랫동안 했던 놈들이라 탈춤을 추면 잘 출건데...
전국대회 나가도 상은 도맡아 따오곤 했는데...
대학 가서는 운동을 영......
시간 조금만 비면 스마트폰과 놀려고만 하고...
엄청 큰 탈을 걸어두었네요...
사진 많이 찍엇습니다. 학습 교재로도 사용 가능하겠네요.
그렇게 탈 박물관 앞에서 과일 먹고, 커피 한잔 끓여먹고
고속도로 막히기 전에 집으로 가잡니다.
집에 도착하니 오후 6시, 폼을 보니 저녁하기 싫은 마눌을 위해 선동에 얼큰한 메기탕 먹으러 갑니다.
이 집 메기탕과 밑반찬이 참 좋습니다.
여행은 어디 가느냐보다 누구하고 가느냐가 참 중요합니다.
무엇을 보느냐보다 일단 떠난다는 것 자체가 의미있는 일입니다.
언제든 가고싶을 때 떠날 수 있는 마음과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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