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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마눌 여행기(스크랩)

[스크랩] 강영미와 함께 떠나는 길따라 마음따라 12 - 붕어섬을 따라 걷는, 임실<물안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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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봉 전망대에서 물안개 피어오르는 시간에

붕어섬을 내려다 본 적이 있는가?

일단은 참으로 아름다워서 감탄사를 연발한 다음에,

고요한 눈길로 한참을 관찰하노라면 양

쪽 눈알 위치가 툭 튀어나온 것하며,

양 날개 지느러미며, 꼬리지느러미는 세 갈래로 갈라져 있는 모습이

금방이라도 역동적으로 움직일 금붕어의 자태다.

 

금붕어 몸통의 윗부분 쪽을 자세하게 보면

잘 갈아놓은 밭이 보이고

밭의 끝부분에 조그만 집이 한 채 보이는데,

바로 호롱불 부부가 사는 집이다.

 

전기선도 연결되지 않아 호롱불을 켜고 살지만

자가 발전기를 이용해 저녁 시간에는

잠시 TV를 시청하는 즐거움도 누린다고 하는,

그러나 상황상 어쩔 수 없이

섬진강의 댐 수위를 높이는 날이 오면

바로 수몰되어 버리는 섬이라서

볼 때마다 이게 마지막 모습이 아닐까...하며

아쉽고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는 환상의 섬이다.

 

 

 

 

1965년 섬진강댐을 축조하면서

주변의 마을 28개가 수몰되고,

정읍과 임실을 연결하는 거대한 옥정호수가 생겨났다.

그때부터 이 아름다운 호수에

아침마다 물안개가 오르기 시작했겠지만,

물안개길이 형성되고

옥정호반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은 일이다.

 

 평일에 물안개길을 걷노라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사람 하나 만나지 못하는

그런 숨겨진 비경을 품고 있는 길이며,

호젓하다 못해 세상에서 유리(遊離)된 유배지 같은 느낌이 드는 곳이다.

<물안개길> 걷기의 시작은 일단 국사봉 전망대로 올라가서

붕어섬과 그 주변의 호수 풍경을 한눈에 조망하는 즐거움을 누린 다음,

차는 전망대 주차장에 세워두고

마을의 택시를 불러 걷기 시작점으로 가는 것이 젤 편안한 방법이다.

 

 

용운리 마을 끝자락,

호숫가에서 붕어섬을 바라보며 마암리를 향해 걷기가 시작되지만,

막상 가까이 오면 붕어섬은

형태를 알아볼 수 없는 그냥 섬일 뿐이다.

이곳의 표지판은 사람들이 많이 오는 곳처럼 그렇게 친절하지 않다.

다음에 만나게 될 지명까지 거리도 표시되어 있지 않지만,

가끔은 심한 바람에 표지판이 틀어져 있어

방향을 가늠하지 못할 때가 더러 있어

난감한 순간도 있다는 것을 감수하고 가야한다.

 

하지만, 호숫길은 곧 숲길로 이어지고,

낙엽이 오랜 세월 쌓이고 쌓여

푹신한 스펀지를 깔아놓은 것 같은 길을 행복하게 걷다보면

그 길 끝으로 다시 호숫길이 나타나고는 하는

동화 속의 환상적인 길이

모든 불친절함에 대한 용서를 불러온다.

 

야트막한 언덕길을 하나 올라가면

마을 하나가 나타나고 마을의 개들이 일제히 짖어대지만

어디에서도 사람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는

한적한 마을도 지나가고, 잠시 큰길로 나왔다가

다시 좁은 숲길로 들어가면 곧 숲길 곁으로 커다란 호수가 나타나는 길~!

 

 

 

젊은 날에는 도시의 삶이 커다란 이유 없이

마음에 생채기를 남기는 날이 많았다.

그럴 때마다 훌쩍 떠나와 자연의 품에 안겨

몇 날 며칠을 떠돌다 보면,

내게 상처를 준 도시가 다시 그리워져

귀소본능처럼 돌아가기를 반복하며 살 수 있었던 것은

자연과 숲이 주는 치유력이

그렇게 강하고 빠른 치료약이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경치가 빼어난 가족묘지 곁에 앉아

끝없는 곡선을 그리며 이어지는 호수를 내려다보노라니

한때는 이곳이 산에서 마을을 내려다보는 곳이었겠지만,

지금은 언덕에서 호수를 내려다보는 곳이 되었다는 생각에

상전벽해(桑田碧海)란 말이 실감난다.

 

 

후두둑, 예상치 못한 빗방울이 떨어진다.

그만 걸어야할지, 계속 걸어야할지를

잠시 하늘을 쳐다보며 판단을 한다.

시커멓게 먹구름이 몰려오고

하늘이 어둡게 내려앉지는 않는 것을 보니

지나가는 비라고 판단을 해서 서둘러 다시 걷는다.

오랜 걷기에서 체득한 나름의 방법이다.

언젠가 다시 물안개길을 걷게 된다면,

쑥부쟁이랑 달맞이꽃이 군락을 이루는 산자락에 앉아

호수와 숲이 던져주는 시(詩)를 한 수 적어오리라.

 

 

 

지난 가을에 걸었던 길을 서둘러 올립니다.

혹시라도 이번 여름이 지나기 전에 붕어섬이 잠겨 버리면

다시는 보지 못하는 일이 생기기 전에

한 분이라도 더 물안개가 오르는 붕어섬을 가 보시라고...

 

계절에 따라, 기후에 따라, 마음 속에서

아름다운 풍광들이 서로 다투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 계절에는 그 풍경들을 꼭 알려야 한다고요~~ㅎㅎㅎ

 

다들 지금쯤, 여름 휴가들 계획하지 싶습니다.

절기에 맞는 좋은 경치와 아름다운 추억들 많이 만들어 오시고

늘 떠날 수 있는 여유와 건강함, 챙겨 두시기 바랍니다~!

 

 

인터넷 신문 링크 걸어둡니다.

 

http://www.leaders.kr/news/articleView.html?idxno=4634

 

 

 

 

출처 : ★부산 맛집기행 시즌2★
글쓴이 : 가얏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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