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퍼진 라맹 글 : 옆지기
이제 이스탄불을 대표하기도 하고, 터키를 대표하는 사원~!
모든 이슬람 교도들이 평생에 한번은
이곳으로 성지순례를 하고 싶어하는
이슬람 최고의 성지인 '블루모스크(Sultan Ahmed Mosque)'로 발길을 옮깁니다.
새벽부터 강행군이 계속되다 보니, 어느새 배가 고픕니다.
길거리에 파는 깨빵을 하나씩 사 먹습니다.
두 개 1유로씩 주고 빨리 계산을 합니다.
한 개 850원 꼴이니 비싸게 사 먹었습니다.
그래도 배 고프니 꿀맛이라 일단 허기를 달랩니다.
아마도 제 값은 한 개 200원 꼴 즉 1리라에 4개쯤이지 싶습니다.
도너츠처럼 가운데 구멍이 뚫려 아무 것도 들어있지 않은 밀가루 빵인데
드문드문 깨가 송송 박혀 있어 고소하고 먹을만 했습니다.
사원 들어가기 전, 서쪽 광장에 위치한 '히포드롬'을 먼저 거쳐 갑니다. 로마 시대에 3만여 명의 관객이 열광하는 가운데 전차 경기가 펼쳐진 거대한 경기장이었는데 지금은 조그만 흔적만 남았습니다.
광장에 서 있는 3개의 기념비 가운데 북쪽에 있는 것으로 데오도시우스 황제가 이집트 칼나크의 아몬 신전에서 가지고 왔다고 하는 오벨리스크입니다. 이 오벨리스크는 이스탄불에서도 가장 오래된 것인데 B,C15세기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하네요. 이집트의 파라오가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것이라고 하는데 이 거대한 돌기둥을 어떻게 여기까지 운반했으며 또 거의 100년에 한번씩 찾아온 지진에도 지금까지 건재할 수 있는지...신기할 뿐입니다.
무게 약 300톤, 높이 약 26m , 화강암으로 이루어졌으며 상형문자가 새겨진 모습이 아주 인상적입니다. 원래 높이는 32m가 넘었다고 하는데 수송 과정에서 많이 파손되었다네요.
받침석이 도로보다 훨씬 아래쪽에 있는 것으로 보아 지진으로 계속 반석이 침하된 것으로 추측됩니다.
데오도시우스 황제가 전차 경기를 관전하는 모습이 조각되어 있습니다.
각각 다른 면에는 경기 후 춤추는 무희들의 모습이나
오벨리스크 세우는 것을 지켜보는 황제의 모습
외국 사신들로부터 공물을 받는 황제의 모습 등이
돌아가며 새겨져 있습니다.
광장의 북쪽 끝에는 초록의 둥근 지붕을 가진
우아한 아름다움의 품격있는 샘이 하나 있습니다.
19세기 말에 이스탄불을 방문했던
독일의 황제 카이세르 빌헬름이 자신을 환대해 주었던 댓가로
이 앙증맞은 샘(분수)을 만들어 독일에서 보내 준 것이라고 합니다.
자~! 이제 블루 모스크로 들어갑니다.
오스만 제국의 제 14대 술탄(왕) 아흐멧 1세가
1609년 착공하여 1616년에 완공한
종교 건축물로는 가장 훌륭하다고 평가되는 사원입니다.
내부를 온통 파란색과 녹색 타일로 장식하여
'블루 모스크'란 애칭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원 내벽과 기둥이 99가지 종류의 푸른색 타일
2만 1천 장으로 장식되었다고 하며
당대 최고의 건축가인 메흐멧 아가가 설계 및 건축을 담당하였다고 합니다.
이슬람 사원으로서는 최대의 첨탑인 6개의 첨탑을 가지고 있는데
하나하나의 첨탑을 만드는 것도 섬세하고 정교한 정성을 들인 것이 느껴집니다.
원래 국가적 차원의 사원에는 4개의 첨탑이 솟아 있는 것이 원칙인데
이 사원에 6개의 첨탑이 있는 사연은 다음과 같습니다.
술탄 아흐멧 1세의 지시로 이 거대한 사원이 형체를 이루어 가자
바로 곁에 있는 성소피아 사원 보다 더 크고 아름다운 사원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생겨
4개의 첨탑 모두를 금으로 입히라는 지시를 내렸답니다.
그러나 국가재정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금 첨탑을 만들 수 없어
고민이 빠진 신하들이 한 가지 묘안을 짜내었습니다.
금은 아랍어로 '알트'인데 마침 6이란 숫자의 '알튼'과 발음이 비슷한 것을 이용해
첨탑 6개를 만들라고 지시했다며 우기자는 것이었습니다.
왕의 추궁에 신하들은 모두 태연하게 대처하여 위기는 모면했으나
6개의 첨탑은 오직 메카에 있는 알라의 성전에만 가능한 것이라
또 하나의 고민이 더해진 왕은, 결국
메카의 성전에 첨탑 하나를 더 세울 수 있는 비용을 보내는 것으로
사건은 일단락 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고 합니다.ㅎㅎㅎ
보스프러스를 배경으로 웅장하게 자리한 블루 모스크와 6개의 첨탑은
보고 또 보아도 이국적인 아름다움이 가득할 뿐입니다.
외부에서 바깥 정원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모두 5개인데
가장 중앙의 문으로는 왕이 드나들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문의 중앙에 체인이 드리워져 있는 이유는
아무리 왕이라고 해도, 사원에 들어올 때는 말에서 내려
아상(我想)을 버리고, 머리를 숙이며 겸허한 마음으로 들어오라는 뜻이랍니다.
내부 정원입니다.
내부 정원 안에서 앞에 보이듯이 6각형의 세정용 샘이 있습니다.
예전엔 왕이 이곳에서 발과 손을 씻고 경건한 마음으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일반 신도들을 위한 세정 수도는 따로 있는 듯 합니다.
26개의 화강석 기둥이 30개의 작은 돔들을 받치고 있는 모습이 장엄하게 보입니다.
이 사원은 외부 정원과 내부 정원 그리고
돔이 있는 본 건물의 세 부분으로 나뉘며,
외부 정원은 술탄 아흐멧 1세의 묘와 코란 학교가 있고
기도를 드릴 수 있는 내부 정원은 30개의 작은 돔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신자든 아니든 모두 사원 참배를 위해 이렇게 긴 줄을 이루고 있습니다.
우리도 신자는 아니지만 내부로 들어가기 위해 줄의 끝에 섰습니다.
내부에 들어가면 반드시 발끝으로 걷고, 침묵하라고 주의를 줍니다.
이날은 비가 오기도 했지만 제법 차가운 바람이 많이 불었습니다.
거의 40분이 넘도록 줄을 서서 기다리는 동안 발을 동동거릴만큼 추웠습니다.
들어갈 때는 신발을 담을 비닐 봉지를 하나씩 가지고
자신의 신발은 각자 알아서 챙깁니다.
추운 바닥에 앉아 사원 입구를 지키고 있는 고양이 한 마리가 보였습니다.
사람을 경계하지는 않았고, 뭔가 자신의 임무에 충실한 모습으로 비칩니다.
내부에 들어오니 제법 많이 어둡습니다.
260개가 넘는 돔의 창들은 모두 스테인드 글라스로 장식되어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과 더불어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연출합니다.
눈치를 보니, 여기도 남 .녀가 기도하는 장소가 분리되어 있는 듯 합니다.
여자들은 여자들끼리 기도를 하고 있고
남자들은 남자들끼리 기도를 합니다.
수백 평방 미터에 달하는 바닥에는 모두 카페트가 깔려 있는데
자주 세탁하기가 여의치 않았던지 발냄새가 장난이 아닙니다.
다양한 푸른빛의 타일들과 화려한 스테인드 글라스의 창문과
조명으로 사용된 수백 개의 오일램프들의 조화는
사원의 내부를 더욱 장엄한 아름다움으로 장식합니다.
천정의 돔을 화려하게 장식한
아라베스크 문양들도 경건한 아름다움이 묻어납니다.
장식된 타일들은 생산된 지역에 따라 독특한 디자인과 색상을 지닌다고 하네요.
사원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타일의 문양들은
나뭇잎, 튤립, 장미,히야신스, 카네이션, 석류, 포도, 그리고 기하학적 문양이랍니다.
안으로 들어와 보면, 전체적 원형의 디자인 때문인지
외부에서 알지 못했던 우아함이 장엄함과 조화를 이루며 나타납니다.
둥근 돔은 평화를 상징하며
채광과 온도 조절을 위해 작은 창들을 수없이 만들었습니다.
사원 바깥으로 나와 거의 10분 거리에 있는 한국 식당으로 점심을 먹으러 걸어갑니다.
'서울정'의 사장님은 <KBS 한민족 리포트>에도 소개된 분입니다.
터키 한인들의 대부이기도 하고,
터키 사람들은 그를 '삼촌'이라고 부른다고...
이국에서 주렁주렁 매달아 놓은 메주를 보니 가슴이 뭉클합니다
아~! 오늘은 정말 맛난 된장찌개를 먹겠구나~!
마파 두부와 오징어 무침과...
된장국에 찰기가 흐르는 밥~!
모두들 허기진 시간이라 순식간에 한 그릇씩 뚝딱 먹어치우고
공기밥 추가를 얼마나 많이 시켰던지...ㅎㅎㅎ
김치랑 나물들이 모두 간이 딱 맞고 맛이 좋았습니다.
배 부르게 밥을 먹고나서야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오밀조밀하고 아기자기한 상가와 주택가
이스탄불에서도 가장 고급 주택가라고 하는데...
길거리에 팔고 있는 색상도 다양한 접시들~!
가만히 보면 접시 색상도 푸른색이 주조를 이룹니다.
색상들이 화려하면서도 천박하지 않고
산뜻하고 아름다워서, 여샘들은 모두 그릇에서 눈길을 떼지 못합니다.
용도와 가격들을 물어 둡니다.
나중에 그랜드 바자르에서 한꺼번에 구매할려고
모두들 문양이랑 색상이랑 크기에 눈도장을 찍어 둡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들은 세계 어디라도
비슷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스탄불의 주택가는 유럽의 평범한 주택가와
닮은 부분이 상당이 많았습니다.
유럽쪽의 구시가라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옥수수 구워 파는 아저씨의 모습이나
숯으로 굽는 방식이 우리랑 너무 비슷해서
한참을 쳐다보며 지나갑니다.
주택의 베란다 바깥으로 풍선을 매달거나
흔하고 예쁜 꽃화분들을 내어 놓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즐겁게 만드는 것은
유럽의 작은 마을 주택가 어디라도 있는 풍경들이라 친근감이 느껴집니다.
길카페에서 느긋하게 점심 식사를 하고 있는 듯한
모녀로 보이는 두 여인이 정겨워 보입니다.
흔히 터키 음식을 세계 3대 요리라고 합니다.
저는 이번 여행을 통해 감히 이야기 하지만
한국의 음식 문화가 세계 최고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다양하고도 아름답고 맛있는 음식을
전 세계인들에게 먹게 해 준 다음에
음식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아마도
프랑스, 중국, 터키 음식을 제쳐두고
모두들 한국 음식이 세계 최고라고 말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요즘은 한국의 비빔밥이
전 세계 항공사들의 기내식으로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고 합니다.
블루 모스크 쪽에서 바라본 성소피아 사원입니다.
블루 모스크 앞의 광장과 성소피아 사원의 공원이
두 거대한 사원 사이에 서로를 마주 보게 간격을 유지합니다.
비가 오락가락하고 더러는 찬바람이 불다가도 가끔
하늘이 개이기도 하는 아주 변덕스런 하루였습니다.
그랜드 바자르 입구 곁에 자리하는
누로스마니예 사원입니다.
18세기 중반에 완성된 이 사원은, 유럽의 바로크 양식이
오스만 건축 양식에 적용된 가장 성공적인 건물이라고 합니다.
시간이 없어 그냥 지나가는 길에 겉모습만 봅니다.
드디어 그 유명한 그랜드 바자르의 입구입니다.
아득한 옛날부터 동서교역의 중심지였던 이스탄불은
그 교역으로 얻은 엄청난 부의 축척이 이스탄불의 번영을 이루었고
<그랜드 바자르>가 바로 그러한 것을 대표하는
이스탄불의 거대한 시장입니다.
사람 빼고 다 판다고 하는 아주 거대한 시장이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90분
그야말로 어릴 적에 읽었던
아라비안 나이트에 나오는 온갖 진귀한 물건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눈을 현혹시키고 있었습니다.
시장 깊은 곳으로 갔다가는
제 시간에 돌아오지 못할 것 같기도 하고
길을 잃을 것 같아서 깊이 들어가지도 못했습니다.
아까 들어올 때 본 것처럼, 이 시장은
지붕이 있는 내부 공간의 시장임에도
터키인들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담배를 피워대는 통에
담배 연기로 아주 질식할 것 같았습니다.
터키는 종교적인 이유로 술은 마시지 않지만
담배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맞담배를 합니다.
공공 장소, 심지어 공항에서도 담배를 피웁니다.
울집 남정네는 아주 천국을 만났지만
저는 아주 이 부분은 지옥을 자주 드나들었습니다.
아까 낮에 길거리에서 보았던 접시들과는
비교도 안 되게 다양하고 많은 물건들이
사방 팔방에서 정신을 혼란하게 만들 정도였습니다.
화려하면서도 아름다운 문양이 이스탄불의 상징인 듯한 느낌이었지요.
보는 것마다 다 사고 싶었고
다 아름다워 가지고 싶었지만
가방의 여유도 거의 없었고, 무엇보다
잘 깨어질 것은 사지 말아야 겠다며 스스로를 달래며 지나갑니다.
상술이 뛰어나고 손님들에게 넘치는 애교를 부리며
머플러를 아주 잘 팔던 숄과 머플러 전문 가게의 아저씨입니다.
색색의 머플러를 목에 걸어주고
아주 잘 어울린다고 극찬을 하며 거울을 보여주고 아주 야단입니다.
여기서 우리 일행 몇은 아주 많은 머플러를 대량 구입했습니다.
나중에 돌아와서 선물한 것들 중에
여기서 산 수제 냄비 받침이 아주 예쁘고 맘에 든다고
한결같이 좋아했던 것을 떠올리며
그럴 줄 알았으면 좀 무거워도 더 많이 살 걸 그랬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랜드 바자르>에서의 쇼핑을 끝으로 우리는 여행을 마무리했습니다.
중간에 잠시 가죽제품 전시장에 들렀던 변경 일정으로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이스탄불을 출발해 두바이를 경유해 인천 공항으로 돌아오는 여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던 우리 일행은
두바이행 비행기 티켓이 일행 4명을 남겨두고 티켓팅이 끝나버린 것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우왕좌왕 여행사와 연락하고 현지 가이드도 해결을 위해 뛰어다니다
결국 2명은 4시간 후, 터키 직항으로 바로 인천으로 오는 것으로 남겨두고
나머지는 모두 두바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나중에 인천 공항에서는 거의 50분 차이로
일행들이 다 만났습니다.
부산으로 내려오려고 단체 예약해 둔 리무진 버스 기사 아저씨는
영문도 모른 채 우리가 너무 늦게 나가서 화가 잔뜩 나 있었습니다.ㅎㅎㅎ
여행기를 마무리하면서 빛살처럼 선명하게 남은 기억들을 되새겨봅니다.
불모지라 여긴 사막을 환상적인 관광코스로 개발한 두바이 사람들~!
한국인이라고는 단 3명이 전부였던
히오스 항구의 아련한 새벽, 그리고 눈부시던 일출~!
2009년의 마지막 밤을 보냈던
악사라이 시내의 야경~!
끝없는 지평선의 한쪽 끝에선 해가 지고
또 다른 한쪽에선 선명한 보름달이 떠오르던 저녁의 시간~!
세계 문화 유산 1호인 파르테논 신전의 웅장함~!
그리고 신과 인간이 공존하던 나라 - 그리스.
'목화의 성'보다 '구름 위의 성' 같았던 파묵깔레~!
지나온 흔적들은 선명하게도 아름답고
더 오랜 세월이 흐르면 보석이 되는 기억들~!
함께 한 모든 분들의 가슴 속에 향기로운 꽃들로
송이송이 날마다 피어나기를...
함께 나눈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이것으로 여행기를 마칩니다.
이이 균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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