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기념일이 6월 5일 황금의 연휴다.
매년 답사를 2박 3일로 가는데
마눌님이 오십이 되기 전에 봉정암을 가고 싶다기에
우리 학교 등산팀이랑 소공원에서 비선대를 거쳐 설악 공룡을 타고
중청에서 자고 봉정암, 백담으로 가는 코스로
내설악 외설악으로 설악 엑기스를 보는 코스에 합류하기로 했다.
6월 3일 오전에 기념식을 마치고 12시 30분 설악으로 9명이 출발~
남쪽에서 보는 산과는 그 웅장함에서 압도하는 산들을 보며
오후 7시에 설악동에 드디어 도착!
하산 코스인 백담사 주차장에 차를 갔다 두고
저녁 먹으면서 가볍게 소주 한잔
설악의 하룻밤은 그렇게 고요히 지나갔다.
아침 5시에 기상하여 어제 부탁해둔 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도시락에 밥 하나씩 담고
설악의 아침 안개를 보며 소공원에서 6시 출발~
(설악 새벽의 안개)
(설악 소공원. 요때만 해도 마눌님 얼굴에 신경쓰며 사진 찍었다.)
비선대까지 50분 코스는 장난이었다.
그냥 산책로였다.
헌데 문제가 발생~
마눌님이 영 컨디션이 엉망이 되어버렸다.
예정에 없던 문제가 발생하였다.
도저히 마등령으로 공룡은 올라갈 수가 없는 상황.
돌아삘 경우이지만 우야것노?
최선이 아니면 차선을 선택하면 되는 것
가을 최고의 단풍을 자랑하는
그래서 가을이면 거의 줄을 서서 가야 하는 천불동 코스로 잡기로 하였다.
나도 공룡의 등더리를 밟고 싶었지만
마눌님과 동행을 안 했다간 죽을 때까지 욕 먹을 걱정에
아쉽지만 공룡은 포기.
사진 한 컷하고 서로의 무사 산행을 외치면서 요렇게 찢어지기로 했다.
(비선대. 수학여행 때 봤제?)
(찢어지면서....)
(저거는 마등령-공룡-희운각 : 8시간
우리는 천불동-희운각 : 4시간)
우리가 꼭 절반이제? ㅎㅎㅎ
재밋는 것은 요기에서 폼이 조금 나은 사람은 거의 마등 코스로
뒷동산 오는 폼은 양폭인 천불 코스
ㅋㅋ, 나는 뒷동산 폼이다.(7시 반)
계곡물이 맑다 못해 시리게 푸른 계곡물이 계속된다.
기분이다 사진 하나 구경해라.
거의 풍경화를 그린 듯하다.
(산과 숲과 계곡물 정말 쥑이제?)
온갖 종류의 산새 소리가 너무 듣기 좋다.
나눌님의 컨디션도 기분상 조금 풀린 것 같고
남쪽에선 벌써 진 산함박꽃도 여긴 한창이다.
(산함박꽃 하나 구경하고)
1.5km 지나 귀면암에 도착
(귀면암 설명)
귀면암까지는 살랑살랑 걸어왔다.(8시반)
다시 천불동계곡 명소의 하나인 오련폭포
5개가 연이어 연결되어 있다고 하여 오련,
또 천불동계곡의 수문장 같다 하여 ‘앞문다지’라고도 한단다.
드뎌 양폭산장에 도착!(10시)
저거 안내도에 2시간 20분으로 잡아둔 것을
불편한 마눌님 데리고 2시간 반만에 왔으니 어쨌던지 양호한 편
설먹은 새벽밥 때문에 벌써 배가 고파 여기서 점심 해결하기로 했다.
발 담그고 라면 하나 끓여 밥 말아먹고
커피도 한 잔 마시고 온갖 호사를 누리며 쉬었다.
희운각에서 공룡으로 오는 일행을 만나서 함께 가려면
우리는 우야던지 쉬고 또 쉬고 하면서 가야한다.
(양폭산장의 호사)
11시 양폭산장을 출발
천불동 쪽은 양폭, 수렴동 쪽은 쌍폭이 있다.
둘다 폭포가 양쪽으로 나눠 내려온다고 붙인 이름이다.
앞으로 1시간 40분 더 가면 희운각이다.
2km가 1시간 40분이라니 요건 분명 경사가 심한 곳이 있다는 말인데...
멋도 모르고 이때까지의 길만 생각하곤 마누라는 잘만 걷는다.
900m쯤 더 가니 계곡이 끝났다.
이제 설악의 바위산을 본격적으로 타야한다.
그렇구나~
1km 넘는 길이 경사길이 되다 보니 시간을 그렇게 잡아두었구나.
내려오는 사람이 마누라의 몸을 보더니
‘에구 이 험한 길을 어떻게 가시려고...?’ 한마디씩 한다.
어떻게 가? 걸어서 가지. ㅎㅎㅎ
산길로 오르는 길은 끊임없는 철계단길이다.
천불동계곡이 설악에서 계단이 제일 많다.
이유는?
협곡이 많기에 그렇다나...
양폭, 천당폭포. 이름도 없는 폭포들 투성이다.
그런 폭포를 계단을 질러 올라가야 한다.
일명 무너미고개이다.
그렇게 무너미고개의 정상에 왔다.
해발 1,020m, 그래도 벌써 1,000고지가 넘었다.
용아능과 공룡능이 다 보인다.
안타까운 ‘죽음의 계곡’은 어느 쪽을 말하던가?
저 공룡능을 타고 일행들은 올게다.
(무너미고개 정상)
(공룡능선의 끝자락)
드디어 희운각에 도착!(12시 40분)
마누라는 뻗었다.
일단 시원한 맥주가 보이기에 거금 3,500원을 주고 벌컥벌컥
요렇꼼 시원한 맥주를 요까지 가져왔다면 만원이라도 사 먹어야겠지~
먹을 것이라곤 도시락밥과 라면뿐인데
마누라는 벌써 라면이 징글징글하다니
우야것노? 밥을 누룽지로 만들었다.
그것 다시 끓여서 누룽지탕으로 주고 난 라면을 또 먹었다.
가져온 행동식도 먹고,
헌데 오면서 다람쥐를 많이도 보았지만
여기 다람쥐는 사람을 피할 생각도 안 한다.
심지어 사람들이 버리고 간 쵸코렛 봉지 안을 파고 들어 핥아 먹는다.
귀여운 것은 귀여운데
아무데나 쓰레기를 버린 사람들에 대한 서글픔도 함께 생겼다.
(다람쥐와 쓰레기)
(뻗은 마눌님)
그래 양껏 쉬고 가자.
오늘 중청에서 자기로 했는데, 까짓 더 쉬면 어때?
여기서 중청대피소까지는 2시간이다.
양폭에서 희운각까지는 2km가 2시간이고
희운각에서 중청까지는 1.3km가 2시간이다.
여기까지 오면서도 마눌님은 죽겠다고 뻗었는데
1,3km가 2시간이라니 이건 엄청난 난코스이다.
일행을 만나서 함께 가면 우리가 분명 피해를 줄 것 같아
중청에 일찍 가서 공룡에서 도시락 하나밖에 못 먹은 일행들을 위해
저녁 준비하기로 하고 출발~!(2시 10분)
1시간 30분이나 쉬었다. 후후
첫걸음부터 장난이 아니었다.
배낭이 무거오기 시작했다.
드뎌 서서히 육체적 한계가 오는 모양이다.
4시가 넘어서니 마눌님은 한걸음 옮길 때마다 고통스러운 표정이다.
“봐라! 위로만 보이던 산들이 이제 눈 아래로 안 보이냐?”
“조금만 더 가면 된다.”
격려해가며 간신히 오른다.
산은 지 하고 싸움인데
즐기며 가면 되는데
땀이 식기 전에 또 땀을 내며 가면 훨씬 덜 피곤한데
마누라 땜시 땀 좀 나면 쉬고
땀 좀 나면 또 쉬고 하는 덕분에
인제 나도 힘이 든다.
찍을 사진도 많은데, 나도 사진기 꺼내기가 싫다.
그래도 아래로 보이는 산을 배경으로 한 컷
(중청 가는 길에)
보기 어려운 고사목도 보인다.
(고사목)
6월의 철쭉도 구경하고
(철쭉 맞제?)
드디어 능선에 도착!
저 멀리 대청봉이 보인다.
인제 한 10분만 더 가면 된다.
어깨가 많이 아프다.
진작 좀 좋은 배낭 살 걸, 후회막급이다.
다 왔다 생각하니 뒤에서 누가 잡아당기는 것 같다.
발걸음 띠기가 쉽지 않다.ㅍ 중청이다.(4시 20분)
2시간 코스를 아픈 마누라 데리고 2시간 10분 걸렸다.
양호하다.
해 있을 때 사진 한컷
(대청을 뒤로 하고 중청휴게소에서)
예약은 미리 해두었지만 예약 확인을 5시가 되어서야 한단다.
이 쓰발~
물론 저거야 답답할 것도, 또 매일 보는 사람이 그 사람이 그 사람이겠지만
막상 본인은 정말 헉헉거리고 왔는데
말투에서 친절은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가 없다.
물도 확인이 끝나야 그것도 취사할 물만 준단다.
당연히 씻을 수도 없다.
마누라는 산장에서 경험한 적이 없어 영 안 익숙한 모양이다.
자기는 씻지 않고는 못 자겠다나...
또 우야것노?
차선을 찾아야지
“넌 대청 일출은 포기하고 봉정암에 가서 자라!”
“그곳은 씻을 수도 있고, 또 제법 편안한 잠자리를 제공한다.”
단 내가 데려줄 수는 없다.
내려가는 길이기에 힘은 안 들고 4~50분이면 간다.
선식 한잔 빡빡하게 타서 멕이고 하산시켰다.
난 있는 물 다 사용해서 일단 다시물부터 내기로 했다.
5시 반이 되니 일행들이 왔다.
예정보다는 늦다.
아니나 다를까, 한 명이 다리를 삐었다나~
오자말자 된장찌개할 다시물부터 먹는다.
어지간히 배가 고팠던 모양~
가져온 돼지고기 진공포장은 아직 덜 녹았다.
그거 구워먹을 시간은 도저히 안 될 것 같고
고기를 일단 고추장과 마늘로 대충 겉만 바르고
바로 코펠로 직행, 녹아갈 무렵 이미 시어있는 김치 양껏 넣고 볶았다.
돼지고기 찌개 2코펠을 소주로 비우고 나서야 이제 인사를 한다.
그거 어느 나라 요리법이냐며 집에 가서도 함 해 먹겠다나, ㅎㅎ
산에서 안 맛있는게 어딧냐? ㅋㅋ
밥 먹을 생각도 안 하고 인젠 이바구이다.
산행 이야기며, 고생한 한 사람 이바구며,
먼저 간 마누라 이야기며.....등등
정말 된장찌개 맛있게 먹었다.
산에서 멸치, 새우, 말린 표고, 다시마를 넣은 것으로 우려내었으니
맛이 없을 리가 있겠냐?
어쨌던 밥 먹고 나니 9시에 소등한다고 했다.
가나와의 축구 좀 보자고 하니 절대 안 된다고 한다.
그래 세상일 잊어버리고 자자~
잘려니 그 때 애들 2이나 데리고 온 젊은 부부가 방이 없어 난리다.
남자가 큰소리 치고 왔나본데
중청은 예약 안 하면 절대 안 들여보내준다.
옛날 세석산장에선 다 들여주더라만 이건 앉아서 밤을 보내야 했고
안타깝더구만.....
우리가 본래 예약을 12개를 해두었는데
마누라 보내고 4개가 여유가 있었다.
조용히 불러서 마치 우리가 예약한 팀이라 속이고
숙소를 제공해주었다.
착한 일 했제?
남자는 민망한지 얼굴도 안 보이고 여자가 와서 몇 번을 인사하는지라
먹을 것도 준비 안 한 멍청한 남자를 속으로 욕해 가며
우리 밥과 찌개와 밑반찬을 나눠줬다.
남자 것은 빼고 주려다가 그러면 애들 것이 부족할 것 같아
4인분 챙겨주었다.
아무튼 그렇게 호텔 같은(?) 중청의 하룻밤은 갔다.
코고는 소리, 냄새, 좁은 침상, 다 참고 자야했다.
12시쯤인가 볼일 보러 밖으로 나왔더니
하늘에 별이 그냥 손만 대면 다 잡을 수 있을 것같이 퍼붓더구나.
내일 일출이 좋을 것이라 생각하며
산에서 하루를 보냈다.
기상 새벽 4시 반
5시 5분에 일출이라기에
눈곱만 떼고 대청봉으로 향했다.
온통 운무다.
(대청봉의 새벽 안개)
20분 걸리는 대청까지 빈몸으론 날개처럼 몸이 가볍다.
해가 뜬다.
늘 보는 해이지만 또 다른 맛이 있다.
아뿔싸! 카메라의 배터리가 다되어 간다.
줌으로 당기면 배터리 부족이란 문자가 뜬다.
하릴없이 그냥 찍었다.
멀리 있는 일출도 그러려니 해라.
(대청봉의 일출)
(대청봉에서)
높이가 1,708m라 키 높은 나무가 없다.
제일 큰 나무가 1m 정도의 ‘구상나무’이고
30cm 정도의 ‘눈잣나무’이다.
하늘 높은 줄만 알고 자라는 잣나무가 이렇게밖에 안 자라다니 재밋다.
사진으로 구경해라.
(구상나무)
(눈잣나무)
이제 봉정암으로 해서 봉정골, 구곡담, 수렴동, 백담사로 하산 코스다.
아침 먹고 정리하곤 그래도 하룻밤 숙소를 제공한 대피소와
딱 고만큼의 땀을 요구한 대청봉 정상을 뒤로 한 채 소청으로 내려갔다.
11.7km 결코 짧지 않은 거리이지만 하산길이라 마음부터 편하다.
(소청)
20분쯤 내려가니 바로 아래 봉정암이 보였다.
불교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해 봉정암 사진 몇 장 올린다.
(봉정암 사진)
(잘 찍으면 정말 옆 모습이 부처님 얼굴 같은데...영 실력이...)
(그 유명한 진신사리가 있다는 사리탑이다.)
마눌님도 만났으니 한 컷 해야지
설악에서 통행금지인 용아능을 뒤로 한 채 찍었다.
워낙 암능이고 마지막에는 한 80cm를 뛰야 한다고 한다.
우리 대장도 마지막에서 어쩔수없이 돌아섰다고 그러네
(용아능과 곰바위)
마누라는 지는 편하게 잤다고 하더라.
그 전날은 3,800명이 와서 거의 앉아서 잤는데
그날은 한 5~6백명 정도여서 충분히 따뜻하게 잤다고
음식은 밥과 소금물 미역국이 전부다.
물론 그 많은 사람들에게 모두 밥을 제공한다면 그것도 대단한 일이다.
물론 씁쓰레한 것도 있다.
기독교도 그렇지만 좀 사이비 같거나 욕심이 많은 목사님들의 설교에는 꼭 헌금 내용이 들어간다.
스님들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보시를 강조하는 스님들 치고 똑바른 .....
내려올 때 영시암 앞에선
“보시하고 가세요. 기와 보시 한 장에 가족 모두 만원입니다.”
이건 장사들 호객 행위보다 심하다.
마누라는 듣기 싫었던지 스님은 모르고 하는 과잉 충성이란다.
절 앞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을 스님이 모르고 책임지지 않는다면 그것도 영 설득력이 없는 것 같다.
정말 좋은 기분의 설악 산행이 씁쓰름하다.
그래서인지 자기 몸도 제대로 못 가누는 할머니들이 굳이 봉정암까지 올라와야 할까라는 마음도 들었다.
그래도 쓰레기통의 문구대로 마음의 쓰레기를 버리고 가기로 했다.
(봉정암의 쓰레기 주머니)
물 한잔 마시고 봉정암에서 출발(9시)
소위 깔딱고개라는 구곡담 계곡
오는 길의 희운각에서 중청보다는 경사가 그리 어렵지 않은 코스였지만
긴 완만한 코스 뒤의 급경사라 사람들이 많이 어렵게 느꼈던 모양이다.
어쨌던 1시간쯤 내려 가니 앞에서 말한 쌍폭이 나타났다.
규모는 천불동보다는 확실히 컸다.
(쌍폭에서)
여기서부터 수렴동대피소까지는 계곡산행이다.
정말 물이 너무 맑아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천천히 완상하며 올라가는데
아무 준비 없이 할머니들의 복장을 보니 안타깝고 불안하기도 했다.
수렴동대피소에 도착하니 (12시 30분)
내려가서 맛있는거 먹기로 하고
여기서는 라면으로 점심을 때웠다.
넉살 좋은 아줌마가 라면 한 젓가락 먹자고 해서
있는 대로 끓여서 나눠주고
또 봉정암에서 내려오는 한 할머니가 곡차를 찾기에 소주 한 팩도 드렸다.
그러고도 남는 김치, 쌀, 밑반찬, 소주 등은 대피소 앞의 자영 냉장고에 두었다.
필요한 사람 먹으라고...
실제로 대피소엔 주인이 없고 물건만 잔뜩 있는데 돈은 알아서 놓고 가라는 메모만 보인다.
아직은 인심을 믿는 모양이다, 그쟈?
역시 앞에서 말한 보시를 구걸하는 그러면서도 청동기와를 올리는
영시암을 뒤로 하고 진짜 이제부터는 오솔길 산책을 하며
드뎌 백담사에 도착~!(3시)
백담사를 배경으로 한컷
산행 끝~~~~~~~~~
산에서 제일 먹고 싶었던 것은 수박이었는데, 백담사에서도 수박은 없기에
수박바 하나씩 사먹고
백담사 셔틀버스 타고 용대리로 우리가 이틀 전에 주차 시킨 곳으로 GO!
(산행 끝 기념 촬영)
주차비가 하루에 4,000원 3일에 12,000원, 2대 24,000원이 아까워
근처 마음씨 좋은 아줌마가 있는 식당 주차장에 두었거던 후후
그곳에서 좁쌀동동주와 강원도 감자전, 도토리묵무침을 시켜 먹고
부산으로 가자! 아자!
수고했다, 제야!
근데 정말 신기한 것은 우리가 한 곡차하고 부산으로 떠나려는 순간
하늘에선 구멍이 뚫린 것처럼 비인지 우박인지 쏟아졌다.
우리야 다행이지만 아까 그 많은 봉정암으로 올라가던 할머니들은?
비가 오면 옷이 젖는 것도 문제지만 바위가 미끄러워 등산화 신고도 어려운데...
걱정이 앞섰지만 부처님 만나러 가는데 잘 봐주시겠지.
매년 답사를 2박 3일로 가는데
마눌님이 오십이 되기 전에 봉정암을 가고 싶다기에
우리 학교 등산팀이랑 소공원에서 비선대를 거쳐 설악 공룡을 타고
중청에서 자고 봉정암, 백담으로 가는 코스로
내설악 외설악으로 설악 엑기스를 보는 코스에 합류하기로 했다.
6월 3일 오전에 기념식을 마치고 12시 30분 설악으로 9명이 출발~
남쪽에서 보는 산과는 그 웅장함에서 압도하는 산들을 보며
오후 7시에 설악동에 드디어 도착!
하산 코스인 백담사 주차장에 차를 갔다 두고
저녁 먹으면서 가볍게 소주 한잔
설악의 하룻밤은 그렇게 고요히 지나갔다.
아침 5시에 기상하여 어제 부탁해둔 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도시락에 밥 하나씩 담고
설악의 아침 안개를 보며 소공원에서 6시 출발~
(설악 새벽의 안개)
(설악 소공원. 요때만 해도 마눌님 얼굴에 신경쓰며 사진 찍었다.)
비선대까지 50분 코스는 장난이었다.
그냥 산책로였다.
헌데 문제가 발생~
마눌님이 영 컨디션이 엉망이 되어버렸다.
예정에 없던 문제가 발생하였다.
도저히 마등령으로 공룡은 올라갈 수가 없는 상황.
돌아삘 경우이지만 우야것노?
최선이 아니면 차선을 선택하면 되는 것
가을 최고의 단풍을 자랑하는
그래서 가을이면 거의 줄을 서서 가야 하는 천불동 코스로 잡기로 하였다.
나도 공룡의 등더리를 밟고 싶었지만
마눌님과 동행을 안 했다간 죽을 때까지 욕 먹을 걱정에
아쉽지만 공룡은 포기.
사진 한 컷하고 서로의 무사 산행을 외치면서 요렇게 찢어지기로 했다.
(비선대. 수학여행 때 봤제?)
(찢어지면서....)
(저거는 마등령-공룡-희운각 : 8시간
우리는 천불동-희운각 : 4시간)
우리가 꼭 절반이제? ㅎㅎㅎ
재밋는 것은 요기에서 폼이 조금 나은 사람은 거의 마등 코스로
뒷동산 오는 폼은 양폭인 천불 코스
ㅋㅋ, 나는 뒷동산 폼이다.(7시 반)
계곡물이 맑다 못해 시리게 푸른 계곡물이 계속된다.
기분이다 사진 하나 구경해라.
거의 풍경화를 그린 듯하다.
(산과 숲과 계곡물 정말 쥑이제?)
온갖 종류의 산새 소리가 너무 듣기 좋다.
나눌님의 컨디션도 기분상 조금 풀린 것 같고
남쪽에선 벌써 진 산함박꽃도 여긴 한창이다.
(산함박꽃 하나 구경하고)
1.5km 지나 귀면암에 도착
(귀면암 설명)
귀면암까지는 살랑살랑 걸어왔다.(8시반)
다시 천불동계곡 명소의 하나인 오련폭포
5개가 연이어 연결되어 있다고 하여 오련,
또 천불동계곡의 수문장 같다 하여 ‘앞문다지’라고도 한단다.
드뎌 양폭산장에 도착!(10시)
저거 안내도에 2시간 20분으로 잡아둔 것을
불편한 마눌님 데리고 2시간 반만에 왔으니 어쨌던지 양호한 편
설먹은 새벽밥 때문에 벌써 배가 고파 여기서 점심 해결하기로 했다.
발 담그고 라면 하나 끓여 밥 말아먹고
커피도 한 잔 마시고 온갖 호사를 누리며 쉬었다.
희운각에서 공룡으로 오는 일행을 만나서 함께 가려면
우리는 우야던지 쉬고 또 쉬고 하면서 가야한다.
(양폭산장의 호사)
11시 양폭산장을 출발
천불동 쪽은 양폭, 수렴동 쪽은 쌍폭이 있다.
둘다 폭포가 양쪽으로 나눠 내려온다고 붙인 이름이다.
앞으로 1시간 40분 더 가면 희운각이다.
2km가 1시간 40분이라니 요건 분명 경사가 심한 곳이 있다는 말인데...
멋도 모르고 이때까지의 길만 생각하곤 마누라는 잘만 걷는다.
900m쯤 더 가니 계곡이 끝났다.
이제 설악의 바위산을 본격적으로 타야한다.
그렇구나~
1km 넘는 길이 경사길이 되다 보니 시간을 그렇게 잡아두었구나.
내려오는 사람이 마누라의 몸을 보더니
‘에구 이 험한 길을 어떻게 가시려고...?’ 한마디씩 한다.
어떻게 가? 걸어서 가지. ㅎㅎㅎ
산길로 오르는 길은 끊임없는 철계단길이다.
천불동계곡이 설악에서 계단이 제일 많다.
이유는?
협곡이 많기에 그렇다나...
양폭, 천당폭포. 이름도 없는 폭포들 투성이다.
그런 폭포를 계단을 질러 올라가야 한다.
일명 무너미고개이다.
그렇게 무너미고개의 정상에 왔다.
해발 1,020m, 그래도 벌써 1,000고지가 넘었다.
용아능과 공룡능이 다 보인다.
안타까운 ‘죽음의 계곡’은 어느 쪽을 말하던가?
저 공룡능을 타고 일행들은 올게다.
(무너미고개 정상)
(공룡능선의 끝자락)
드디어 희운각에 도착!(12시 40분)
마누라는 뻗었다.
일단 시원한 맥주가 보이기에 거금 3,500원을 주고 벌컥벌컥
요렇꼼 시원한 맥주를 요까지 가져왔다면 만원이라도 사 먹어야겠지~
먹을 것이라곤 도시락밥과 라면뿐인데
마누라는 벌써 라면이 징글징글하다니
우야것노? 밥을 누룽지로 만들었다.
그것 다시 끓여서 누룽지탕으로 주고 난 라면을 또 먹었다.
가져온 행동식도 먹고,
헌데 오면서 다람쥐를 많이도 보았지만
여기 다람쥐는 사람을 피할 생각도 안 한다.
심지어 사람들이 버리고 간 쵸코렛 봉지 안을 파고 들어 핥아 먹는다.
귀여운 것은 귀여운데
아무데나 쓰레기를 버린 사람들에 대한 서글픔도 함께 생겼다.
(다람쥐와 쓰레기)
(뻗은 마눌님)
그래 양껏 쉬고 가자.
오늘 중청에서 자기로 했는데, 까짓 더 쉬면 어때?
여기서 중청대피소까지는 2시간이다.
양폭에서 희운각까지는 2km가 2시간이고
희운각에서 중청까지는 1.3km가 2시간이다.
여기까지 오면서도 마눌님은 죽겠다고 뻗었는데
1,3km가 2시간이라니 이건 엄청난 난코스이다.
일행을 만나서 함께 가면 우리가 분명 피해를 줄 것 같아
중청에 일찍 가서 공룡에서 도시락 하나밖에 못 먹은 일행들을 위해
저녁 준비하기로 하고 출발~!(2시 10분)
1시간 30분이나 쉬었다. 후후
첫걸음부터 장난이 아니었다.
배낭이 무거오기 시작했다.
드뎌 서서히 육체적 한계가 오는 모양이다.
4시가 넘어서니 마눌님은 한걸음 옮길 때마다 고통스러운 표정이다.
“봐라! 위로만 보이던 산들이 이제 눈 아래로 안 보이냐?”
“조금만 더 가면 된다.”
격려해가며 간신히 오른다.
산은 지 하고 싸움인데
즐기며 가면 되는데
땀이 식기 전에 또 땀을 내며 가면 훨씬 덜 피곤한데
마누라 땜시 땀 좀 나면 쉬고
땀 좀 나면 또 쉬고 하는 덕분에
인제 나도 힘이 든다.
찍을 사진도 많은데, 나도 사진기 꺼내기가 싫다.
그래도 아래로 보이는 산을 배경으로 한 컷
(중청 가는 길에)
보기 어려운 고사목도 보인다.
(고사목)
6월의 철쭉도 구경하고
(철쭉 맞제?)
드디어 능선에 도착!
저 멀리 대청봉이 보인다.
인제 한 10분만 더 가면 된다.
어깨가 많이 아프다.
진작 좀 좋은 배낭 살 걸, 후회막급이다.
다 왔다 생각하니 뒤에서 누가 잡아당기는 것 같다.
발걸음 띠기가 쉽지 않다.ㅍ 중청이다.(4시 20분)
2시간 코스를 아픈 마누라 데리고 2시간 10분 걸렸다.
양호하다.
해 있을 때 사진 한컷
(대청을 뒤로 하고 중청휴게소에서)
예약은 미리 해두었지만 예약 확인을 5시가 되어서야 한단다.
이 쓰발~
물론 저거야 답답할 것도, 또 매일 보는 사람이 그 사람이 그 사람이겠지만
막상 본인은 정말 헉헉거리고 왔는데
말투에서 친절은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가 없다.
물도 확인이 끝나야 그것도 취사할 물만 준단다.
당연히 씻을 수도 없다.
마누라는 산장에서 경험한 적이 없어 영 안 익숙한 모양이다.
자기는 씻지 않고는 못 자겠다나...
또 우야것노?
차선을 찾아야지
“넌 대청 일출은 포기하고 봉정암에 가서 자라!”
“그곳은 씻을 수도 있고, 또 제법 편안한 잠자리를 제공한다.”
단 내가 데려줄 수는 없다.
내려가는 길이기에 힘은 안 들고 4~50분이면 간다.
선식 한잔 빡빡하게 타서 멕이고 하산시켰다.
난 있는 물 다 사용해서 일단 다시물부터 내기로 했다.
5시 반이 되니 일행들이 왔다.
예정보다는 늦다.
아니나 다를까, 한 명이 다리를 삐었다나~
오자말자 된장찌개할 다시물부터 먹는다.
어지간히 배가 고팠던 모양~
가져온 돼지고기 진공포장은 아직 덜 녹았다.
그거 구워먹을 시간은 도저히 안 될 것 같고
고기를 일단 고추장과 마늘로 대충 겉만 바르고
바로 코펠로 직행, 녹아갈 무렵 이미 시어있는 김치 양껏 넣고 볶았다.
돼지고기 찌개 2코펠을 소주로 비우고 나서야 이제 인사를 한다.
그거 어느 나라 요리법이냐며 집에 가서도 함 해 먹겠다나, ㅎㅎ
산에서 안 맛있는게 어딧냐? ㅋㅋ
밥 먹을 생각도 안 하고 인젠 이바구이다.
산행 이야기며, 고생한 한 사람 이바구며,
먼저 간 마누라 이야기며.....등등
정말 된장찌개 맛있게 먹었다.
산에서 멸치, 새우, 말린 표고, 다시마를 넣은 것으로 우려내었으니
맛이 없을 리가 있겠냐?
어쨌던 밥 먹고 나니 9시에 소등한다고 했다.
가나와의 축구 좀 보자고 하니 절대 안 된다고 한다.
그래 세상일 잊어버리고 자자~
잘려니 그 때 애들 2이나 데리고 온 젊은 부부가 방이 없어 난리다.
남자가 큰소리 치고 왔나본데
중청은 예약 안 하면 절대 안 들여보내준다.
옛날 세석산장에선 다 들여주더라만 이건 앉아서 밤을 보내야 했고
안타깝더구만.....
우리가 본래 예약을 12개를 해두었는데
마누라 보내고 4개가 여유가 있었다.
조용히 불러서 마치 우리가 예약한 팀이라 속이고
숙소를 제공해주었다.
착한 일 했제?
남자는 민망한지 얼굴도 안 보이고 여자가 와서 몇 번을 인사하는지라
먹을 것도 준비 안 한 멍청한 남자를 속으로 욕해 가며
우리 밥과 찌개와 밑반찬을 나눠줬다.
남자 것은 빼고 주려다가 그러면 애들 것이 부족할 것 같아
4인분 챙겨주었다.
아무튼 그렇게 호텔 같은(?) 중청의 하룻밤은 갔다.
코고는 소리, 냄새, 좁은 침상, 다 참고 자야했다.
12시쯤인가 볼일 보러 밖으로 나왔더니
하늘에 별이 그냥 손만 대면 다 잡을 수 있을 것같이 퍼붓더구나.
내일 일출이 좋을 것이라 생각하며
산에서 하루를 보냈다.
기상 새벽 4시 반
5시 5분에 일출이라기에
눈곱만 떼고 대청봉으로 향했다.
온통 운무다.
(대청봉의 새벽 안개)
20분 걸리는 대청까지 빈몸으론 날개처럼 몸이 가볍다.
해가 뜬다.
늘 보는 해이지만 또 다른 맛이 있다.
아뿔싸! 카메라의 배터리가 다되어 간다.
줌으로 당기면 배터리 부족이란 문자가 뜬다.
하릴없이 그냥 찍었다.
멀리 있는 일출도 그러려니 해라.
(대청봉의 일출)
(대청봉에서)
높이가 1,708m라 키 높은 나무가 없다.
제일 큰 나무가 1m 정도의 ‘구상나무’이고
30cm 정도의 ‘눈잣나무’이다.
하늘 높은 줄만 알고 자라는 잣나무가 이렇게밖에 안 자라다니 재밋다.
사진으로 구경해라.
(구상나무)
(눈잣나무)
이제 봉정암으로 해서 봉정골, 구곡담, 수렴동, 백담사로 하산 코스다.
아침 먹고 정리하곤 그래도 하룻밤 숙소를 제공한 대피소와
딱 고만큼의 땀을 요구한 대청봉 정상을 뒤로 한 채 소청으로 내려갔다.
11.7km 결코 짧지 않은 거리이지만 하산길이라 마음부터 편하다.
(소청)
20분쯤 내려가니 바로 아래 봉정암이 보였다.
불교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해 봉정암 사진 몇 장 올린다.
(봉정암 사진)
(잘 찍으면 정말 옆 모습이 부처님 얼굴 같은데...영 실력이...)
(그 유명한 진신사리가 있다는 사리탑이다.)
마눌님도 만났으니 한 컷 해야지
설악에서 통행금지인 용아능을 뒤로 한 채 찍었다.
워낙 암능이고 마지막에는 한 80cm를 뛰야 한다고 한다.
우리 대장도 마지막에서 어쩔수없이 돌아섰다고 그러네
(용아능과 곰바위)
마누라는 지는 편하게 잤다고 하더라.
그 전날은 3,800명이 와서 거의 앉아서 잤는데
그날은 한 5~6백명 정도여서 충분히 따뜻하게 잤다고
음식은 밥과 소금물 미역국이 전부다.
물론 그 많은 사람들에게 모두 밥을 제공한다면 그것도 대단한 일이다.
물론 씁쓰레한 것도 있다.
기독교도 그렇지만 좀 사이비 같거나 욕심이 많은 목사님들의 설교에는 꼭 헌금 내용이 들어간다.
스님들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보시를 강조하는 스님들 치고 똑바른 .....
내려올 때 영시암 앞에선
“보시하고 가세요. 기와 보시 한 장에 가족 모두 만원입니다.”
이건 장사들 호객 행위보다 심하다.
마누라는 듣기 싫었던지 스님은 모르고 하는 과잉 충성이란다.
절 앞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을 스님이 모르고 책임지지 않는다면 그것도 영 설득력이 없는 것 같다.
정말 좋은 기분의 설악 산행이 씁쓰름하다.
그래서인지 자기 몸도 제대로 못 가누는 할머니들이 굳이 봉정암까지 올라와야 할까라는 마음도 들었다.
그래도 쓰레기통의 문구대로 마음의 쓰레기를 버리고 가기로 했다.
(봉정암의 쓰레기 주머니)
물 한잔 마시고 봉정암에서 출발(9시)
소위 깔딱고개라는 구곡담 계곡
오는 길의 희운각에서 중청보다는 경사가 그리 어렵지 않은 코스였지만
긴 완만한 코스 뒤의 급경사라 사람들이 많이 어렵게 느꼈던 모양이다.
어쨌던 1시간쯤 내려 가니 앞에서 말한 쌍폭이 나타났다.
규모는 천불동보다는 확실히 컸다.
(쌍폭에서)
여기서부터 수렴동대피소까지는 계곡산행이다.
정말 물이 너무 맑아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천천히 완상하며 올라가는데
아무 준비 없이 할머니들의 복장을 보니 안타깝고 불안하기도 했다.
수렴동대피소에 도착하니 (12시 30분)
내려가서 맛있는거 먹기로 하고
여기서는 라면으로 점심을 때웠다.
넉살 좋은 아줌마가 라면 한 젓가락 먹자고 해서
있는 대로 끓여서 나눠주고
또 봉정암에서 내려오는 한 할머니가 곡차를 찾기에 소주 한 팩도 드렸다.
그러고도 남는 김치, 쌀, 밑반찬, 소주 등은 대피소 앞의 자영 냉장고에 두었다.
필요한 사람 먹으라고...
실제로 대피소엔 주인이 없고 물건만 잔뜩 있는데 돈은 알아서 놓고 가라는 메모만 보인다.
아직은 인심을 믿는 모양이다, 그쟈?
역시 앞에서 말한 보시를 구걸하는 그러면서도 청동기와를 올리는
영시암을 뒤로 하고 진짜 이제부터는 오솔길 산책을 하며
드뎌 백담사에 도착~!(3시)
백담사를 배경으로 한컷
산행 끝~~~~~~~~~
산에서 제일 먹고 싶었던 것은 수박이었는데, 백담사에서도 수박은 없기에
수박바 하나씩 사먹고
백담사 셔틀버스 타고 용대리로 우리가 이틀 전에 주차 시킨 곳으로 GO!
(산행 끝 기념 촬영)
주차비가 하루에 4,000원 3일에 12,000원, 2대 24,000원이 아까워
근처 마음씨 좋은 아줌마가 있는 식당 주차장에 두었거던 후후
그곳에서 좁쌀동동주와 강원도 감자전, 도토리묵무침을 시켜 먹고
부산으로 가자! 아자!
수고했다, 제야!
근데 정말 신기한 것은 우리가 한 곡차하고 부산으로 떠나려는 순간
하늘에선 구멍이 뚫린 것처럼 비인지 우박인지 쏟아졌다.
우리야 다행이지만 아까 그 많은 봉정암으로 올라가던 할머니들은?
비가 오면 옷이 젖는 것도 문제지만 바위가 미끄러워 등산화 신고도 어려운데...
걱정이 앞섰지만 부처님 만나러 가는데 잘 봐주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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