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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여행기

06년 1월 마지막날에 산에서 바다로 가족 여행

무단히 집에 있다가

이렇게 새해의 한 달을 그냥 보내면 안 되겠다 싶어 무조건 날랐다.

큰아들 고3 되기 전 마지막 가족여행이 될 것 같기도 하고

집에서 출발한 것이 오후 4시가 넘어서였다.

먼저 신대구고속도로를 타보고 싶은 마음에

안동으로 가기로 했다.

진짜 대구까지는 평일이기도 했지만

딱 1시간만에 금호분기점까지 왔었다.

다시 중앙고속을 타고 안동으로 GO ~~



하회마을 멀찌감치에서 보고

비슷한 예천의 회룡포로 갔다.

다 돌아보기엔 시간이 너무 촉박하여

대충 보고 그 맛있다는 예천 한우 먹으러 갔다.



예천공항에 있는 군바리부부 불러

고기 6인분에 육회 1접시, 술 밥 먹었는데

괴기는 1인분(1인분이 250g)쯤 결국 남기고 계산하는데

딱 10만원이었다.

진짜로 싸고 맛있었다.

합천의 삼가의 고기집은 싼 맛에 불친절한 것도 감수하면서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르면서 먹었는데

여기는 친절하고 맛있었고 값이 엄청 샀다.



여하튼 군바리부부 덕분에 숙소를 장교관사에서 잤다.

기간병들이 칼같이 청소해두어서 깨끗하고 따뜻했다.

울집 식구들 자기엔 넓은 18평 숙소였다.

침구 정리해 둔 것 보니 옛날 군대 시절이 생각나더구나.

제법 잠 못 이루고 군납 맥주 양껏 묵었다.




아침에 일어나자 말자 개심사지5층석탑-초간정-용문사를 보고 영주로 Go~

소백산맥의 자락인 영주 봉황산의 너무도 유명한 부석사!

여기는 눈이 제법 와 있더라.

평일에 온 덕분에 고즈넉한 산사의 아침(?)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3번의 계단을 올라야 비로소 무량수전에 도달할 수 있는 부석사


4개의 국보와 온갖 설화가 남아 있는 곳.

마누라는 108배 하러 가고

애들은 부산에서 보기 힘든 눈으로 장난만 치고

이곳저곳 혼자서 돌아다니면서

저 멀리 보이는 소백산맥을 보면서

참 첩첩히도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이 땅을 다시 한번 보게 되고.....




아이들 둘다 모두 고2, 중2 수학여행 코스였다나...

그때는 그냥 스쳐갔다기에

주심포와 다포,

맞배와 팔작,

누(樓)와 정(亭)의 차이점과

배흘림기둥과 그랭이 기법에 대해서도 이바구해주고

부처와 보살,

그리고 부처의 수인(手印)에 대해서도

절의 전각에 대해서도 좀 아는 척했다. 잘난 척~ㄲㄲ



내려와선 눈이 잘 보이는 식당에서 산채정식 푸짐하게 먹고

친정이 부산이라는 안주인의 특별서비스인 숭늉으로 마무리하고

이젠 호랑이 척추인 태백산맥을 넘어가야 한다.


울진으로 Go~!



중간에 봉화에선

물야면에 있는 국보201호인 북지리마애좌상을 보았다.


그 동네 근처의 주유소 사람들도 모르는 곳을 너무도 쉽게 가는 길에 찾았다.

훼손은 심하게 되었지만 그 규모나 조각의 섬세함이 대단하더구나.

아직 절이 완성된 것은 아니지만

옆에 거의 촌집에 대웅전이라고 해놓곤 비구니스님이 지키고 계시더라.

국보를 5개나 봤으니 이번 여행은 제법 좋은 성과 ~~~



가는 길의 해발이 800m 가까운 곳도 있으니

눈 내린 도로가 장난이 아니겠다 싶어 몇 번이고 울진군청에 전화했더니

도로 정비 잘 했다고 그냥 넘어오라고 한다.




정말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였다.

구절양장 구불구불 이어진 산길은 양 옆으로 설화(雪花)를 이뿌게 피어내고 있었고

대한민국 2번째 가라면 서러워 할 불영계곡은 눈 녹은 사이사이로 물이 흐르고 있어

겨울이 다 갔구나 하고 새삼 느껴지기도 했다.


탄성을 지르는 아이들 덕분에 곳곳에서 쉬는 덕분에

울진 넘어왔을 때는 거의 4시가 다 되었다.



인제 바다로 가자.

산은 산대로 좋더니만 드넓은 바다는 그 광활함이 또 역시나 좋다.

망양정-월송정을 보고

전망 좋은 바닷가에서 오늘은 회나 먹으려 했더니

동해는 대게 말고는 팔지를 않더구나.

며칠 전에 대게를 양껏 먹었던지라

분명 회를 파는 곳이 있을거야 하면서 내려오는 것이

울진, 흥해를 거쳐 결국 강구항까지 내려왔다.

강구항은 알다시피 대게 전국 판매장인데...




간신히 시장에서 게르치회 사고, 대게 2마리 사서

그래도 전망 좋은 횟집에서 저녁 먹었다.

이미 밤이 되어버려 바다는 이제 더 이상 푸른색이 아닌 검정색에

불빛만 오롯하게 비추고 있었다.



배도 꺼줄 겸, 졸음도 깨울 겸해서 영덕 와서 좀 시내를 걸으니

사람 사는 곳에 젤 많은 것이 무엇일까?

예전에는 교회가 제1인 줄 알았는데

인제 보니 P.C방이더구나.

애들 눈이 돌아가는 것을 인상 팍 함 기리고

밤 7번 국도를 타고 경주에선 고속도로로 바꿔 무사히 집으로 귀환.



눈이 지겨운 서쪽 사람들이나 셜 사람들은 그렇겠지만

남쪽 사람을 위해 눈 조금 보여주고,

재작년 마누라 어깨에 있던 둘째놈이 머리 위로 한뼘 더 올라갔다는 것도 느끼고

인제 이들도 내 둥지를 떠나야 할 때가 얼마 안 남았다고 생각게 해준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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