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둘째 날이다. 장장 18시간을 배를 타고 출국 수속에 1시간 10분이 걸려 11시 10분이 되어서야 ‘춘일사’라는 절인지 신사인지에 간다. 백제인을 위한 신사라고 하는데 거의 절 수준이다. 먼저 기념품 가게를 겸한 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정말 소박한 도시락이다. 전형적인 일본 도시락이다. 눈꼽만큼의 반찬양과 그만큼의 우동과 함께 준다. 밥은 먹고 우동은 면은 먹지 않고 국처럼 먹다 보니 국물이 모자랐다. 배운 일본어 하나 써먹자 “쓰미마셍” 대충 이렇게 말하면 주인이 열심히 뛰어 온다. 그 다음은 당연히 일본말을 모르기에 우동 그릇을 보여주고 “구다사이”라고 또 이야기했다. 난 또 한그릇의 우동이 더 나오면 우야노? 했더니 주인이 용케 알아듣고 ‘수푸’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가? 오카이! 알아들었으면 되었지, 난 자신감을 가지고 앞으로 일본인과의 대화에 자신감을 가졌다. 물론 이것이 얼마나 잘못된 일인지 알아차리는 데는 얼마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ㅎㅎ 여기도 절에 붙이는 소망지 같은 것이 석등 앞에 쭉 걸려 있었다. 우리 나라 사람이 많이 다녀가는지 한글로 된 것도 많았다.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소망지도 있었다. 물론 제일 많은 것은 우리 나라 절에 있는 내용과 비슷한 것(건강, 사랑, 재물, 합격 등)들이다. 역사적으로는 아스카(飛鳥)시대라는 고대국가가 막을 내리고, 710년에 나라시에 헤이죠쿄(平城京)라는 대도시가 건설되었다. 교토와 더불어 일본의 오래된 도읍지로, 중국의 장안을 본따서 만들어진 일본에서는 처음으로 세워진 대도시가 이곳 바로 나라에 세워졌다. 장안과 같은 도로가 곳곳에 있다. 계획 도시이고 유적이 많이 남았다는 점에서는 우리나라 경주와 비슷한 곳이다. 이 ‘나라현’에 일본 최대의 목조 대웅전이 있는 ‘동대사’로 향했다. 사슴 공원과 함께 있었다. 일본은 사슴을 신격화하는 나라라고 한다. 사슴이 이뿌기는 한데 도대체가 사슴 맛을 안 준다. 뛰어다니지도 않고 오로지 관광객이 주는 먹이에만 관심이 있다. 안 주면 관광객의 엉덩이나 가방을 물기도 한다. 길은 온통 사슴똥이라 땅을 디딜 때는 잘 보고 가야 한다. 살도 너무 쪄서 기분이 조금은 그렇더라. 뛰어다니지 못한 사슴, 결국 우리 인간이 만든 것이겠제? 이 동대사엔 청동 비로자나불이 있다. 이 또한 그 크기가 엄청나게 컸다. 안에 조명이 어두워, 또 너무 높이가 높기에 후레쉬 없이 찍기가 수월찮다. 대웅전 안에 나무 기둥이 있는데 그 밑은 여윈 사람 한 명 정도 빠져나갈 구멍이 있었다. 그 구멍을 통과하면 일 년 액운 땜을 한데나, 뭐라나... 다들 통과해 본다. 물론 당근 나는 안 된다. 그노무 배땜시롱. 모두들 통과해 보는데 살이 약간 있는 여쌤들이 곤란한 표정이다. 주위에선 들어가보라 하지요, 혹 중간에 낑기면 그것보다 더한 창피는 없을 것이요, 아주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기에, 거꾸로 들어가라, 사진 찍어 줄 테니, 사진으로만 보면 통과핸 것으로 남들이 알끼다, ㅎㅎㅎ 이 대웅전 앞에는 또 이상하게 생긴 붉은 천을 뒤집어 쓰고 있는 불상이 있다. 이 불상을 만지면 다리에 힘이 생긴다나.... 나이 드신 분만 만지는 것이 아니었다. 거의 모든 남쌤들은 다 만진다. 이유? 중간 다리 힘 좀 올릴라꼬...... 바로 옆에 있는 ‘나라국립박물관’도 관람했다. 우리 나라의 국립박물관의 관람료는 거의 공짜 수준이고, 또 교육자는 공짜인데 이 나라는 국립박물관 입장료도 장난이 아니더군. 사실 저거 역사여서 내가 보기엔 우리 것보다 훨 볼끼 없더구만, 빨리 나와서 박물관의 연꽃 구경했다. 3시 30분! 1시간 걸리는 일본 상업의 도시 ‘오사카’의 시내로 이동한다. ‘신사이바시’, 바로 옆의 ‘도톰보리’라고 부르는 번화가 상점 거리이다. 다국적 요리가 있고, 제1의 쇼핑의 도시라고 한다. 천정엔 지붕이 덮혀져 있다. 재밋는 것은 지붕이 있는 거리는 완죤히 발 디딜 틈도 없이 사람들로 빽빽한데, 한 블록 옆은 단지 지붕이 없다는 이유 빼곤 비슷한데 거의 사람의 왕래가 없다. 이 좁고 복잡한 거리에서 뭔가 행사가 있다. 4~50명 되는 일본 여자들이 모두 기모노를 입고 차례를 기달리고 있었다. 또 내가 누군가? 천하가 알아주는 껄덕쇠 아닌가? 그걸 보고 어찌 그냥 가겠느뇨? 가까이 관람객이 가지 못하도록 진행 요원들이 손깍지를 끼고 출입을 막고 있었다. 조금 멀리서 사진을 찍고 있으니 아~SLR의 위력이여! 조금 전문가 같은 사진기로 연방 셔트를 눌리니 진행 요원이 손깍지를 풀고 들어와서 찍어란다. 내 옆의 똑딱이를 들고 있는 쌤은 무시해버리삐고, 후후 덕분에 가까이에서 한 컷 할 수 있었다. 내가 찍은 두 사람이 모두 상을 받더라. 역시 보는 눈은 일본이나 나나 비슷하더구만. 길거리를 구경했다. 구슬치기 오락점도 있었고, 가방 파는 가게, 조그마한 백화점, 먹는 것도 팔았다. 북해도라는 술집이 여기서도 보이네 여기에서 우리는 회전초밥을 먹었다. 10접시 630엔 정도-단지 이것은 선택의 권한이 없고 저거 주는 대로 먹어야 하고 양껏 뷔페로 먹는 데는 남자 1,500엔 여자 1,250엔 정도 본전 찾으려면 몇 개를 먹어야 하는 거야? 소식한다는 일본인~ 적어도 여기는 아니더군! 저거도 양껏 먹더라. 난 17개밖에 안 먹었다. 호호호 배 터지게 점심을 먹고, 거리 구경을 조금 더 하다 호텔로 들어왔다. 참 이 거리의 젊은 여인의 패션은 우야던지 살색을 많이 내놓는 것이었다. 정말 팬티가 보이는 짧은 치마에 롱부츠, 가슴 앞은 양껏 패인 T셔츠, 그 볼 것 많은 것을 아쉬워하며 뒤로 한 채 7시 30분 ‘치산호텔’에 도착했다. 일본의 호텔방이 작은 것은 인정하지만 이건 너무 작다. 침대 딸랑 2개 놓고 나니 거의 공간이 없다. 또 욕조와 화장실은 왜 그리 작은지.... 답답하여 소위 ‘이자까야’ 거리의 선술집으로 나가기로 했다. 가이드는 택시를 타고 가야 하는 술집으로 다른 팀을 안내하러 갔고 일본어 선생님은 또 딴 곳에 있고 늙다리 4명이 무모하게 도전하였다. “마, 세상 살아가는 것이 다 똑같습니다. 나가 보면 뭔가 찾을 수 있을겝니다” 작년 중국 갔을 때 말 한마디 통하지 않는 현지인과 동이 틀 때까지 어깨동무하며 술 먹어본 내가 아닌가? 까짓 강행해보자. 이게 재미 아닌가? 술집은 찾았다. 아니 그 전에 커피를 한 잔 하고 싶어 근처 자판기는 모두 캔커피이기에 편의점으로 갔다. 과감하게 영어로 ‘coffee"라고 유창한 본토 발음을 했더니 복사기 앞으로 데려가는 것이 아닌가? copy와 커피를 헷갈렸단 말인가? 다시 “드링크” 라고 했더니 역시 캔커피를 내놓는 것이 아닌가? 우리처럼 편의점에서 원두커피는 팔지 않는 모양, 대충 한잔 하고 술집을 찾았다. 부산에도 일본식 선술집이 많은 관계로 그 가게 디자인만 보고도 선술집인지는 알겠더구만, 문제는 들어가기는 했는데 주문을 할 수가 있어야지. 주인이 알아서 메뉴판을 가져다 주더군. 돈육, 우육 등 한자로 적힌 안주는 알아보겠는데 또 그것이 꼬지인 것도 알겟는데 정작 우리가 먹고 싶어하는 ‘청주’-그것도 데운 청주는 어떻게 주문한단 말이냐? 한자로 청주를 적어줘도 모르고 이쪽에서 정종 주문할 때 쓰는 ‘사케’라고 해도 모르고 난감하더군, 그때 주방 옆에 보니 우리 선술집처럼 정종을 거꾸고 박아놓고 뽑는 것이 보이더군. 그것도 병 색깔도 같은 누리끼리한 색깔의 병. 옳지 저거 4잔 주소 하고 손가락을 4개를 쫙 폈지. 주인도 얼굴에 완연한 미소를 띠고는 또 뭐라하고는 4잔을 주더구만, 만져보니 차가운 것이라, HOT라고 부르짖으며 데워달라고 했지. 이런 이 말조차 못 알아듣는게 아닌가? 에이 할 수 없다, 차가운 것 먹자 라고 주인이 내민 잔을 들이킨 순간 아~! 이건 아니다. 정종 맛이 아니고 소주 맛이다. 병을 가까이에서 보니 소주라고 한자로 적혀 있었다. 일본식 소주였던 것이다. “어더너 카인더” 당근~ 이 말은 못 알아듣지 할수없이 아사히 맥주를 먹고 돌아오는 길에 그래도 편의점은 말이 조금 통하더라 싶어 편의점에 가서 청주(淸酒)라고 써주니 바로 찾아준다. 이걸 일본어로 뭐라 하느냐 했더니 ‘오사케’라고 한다나? 사케나 오사케나 그 말을 그렇게 못 알아들었단 말인가? 호텔로 와서 데워서 한 병(우리 나라에서도 파는 1회용 뚜껑이 있는 정종)씩 먹고 그렇게 디비 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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