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9월 14일(일)
새벽 5시 30분, 구서동 만남의 광장에서
'58년 개띠 언저리조'들의 버섯 산행이 시작됩니다.
앞서 이 팀으로 구성하여 꽝산을 하였기에
카페에서 꽝조로 놀림을 받는 이른58, 늦은58, 진짜 58팀들.
이번에는 느낌이 좋다며 이른 새벽 동트기 전에 고속도로로 질주 본능을 발휘합니다.
제 느낌은 오늘도 꽝! ㅋㅋ
그래도 여명의 채색한 구름이 마음은 상쾌하게 해줍니다.
40분이 지난 뒤 경주역 근처의 국밥 거리,
콩나물해장국과 선지국을 시킵니다.
아침부터 기름기가 싫어 제가 시킨 콩나물국밥.... 휴!
콩나물을 삶아 주는 것이 아니라
생콩나물에 대가리 제거하고 뜨거운 육수 부어준 듯한 맛,
한 숟갈 뜨는 순간 그 비린내 때문에 결국 먹지 못하게 만듭니다.
또 콩나물 2, 선지3을 시켰지만
나온 것은 콩나물 3에 선지 2
어쩔수없이 선지를 시킨 한 분이
콩나물을 받고는 저와 같은 느낌으로 못 드시는 것 같아서,
선지국 조금만 더 달라고 했더니 나올 때 그것도 계산에 포함했다는...
몇 숟갈 국물만 먹었는데도 차를 타고 가는 내내
화학조미료의 들쩍하고 비릿한 맛 때문에 입이 엄청 고생했다는...
다시는 경주 국밥 거리에서 안 사먹습니다.
그리고 도착한 1차 목표 지점,
송이철이 되어서 거의 모든 산이 출입 통제입니다.
당연 입구부터 지키는 사람 있습니다.
지키는 아줌씨에게 묻습니다.
그냥 갈 수 있는 산이 어디냐고?
친절하게 가는 코스를 가르쳐 줍디더!
당연 아무 것도 없습니다.
며느리밥풀꽃만 양껏 봅니다.
이런 버섯은 많이 보이는데....
요런 것 말고도 모르는 버섯은 양껏 많이....
나무 밑둥에 숨어 있는 놈도....
삽주도 꽃을 피우고....
수정란풀도 곳곳에서 보이네요.
산행 시작한지 1시간만에 드뎌 송이 발견!
한 사람 발견하자 바로 저도 발견!
정말 이뿌게 올라왔네요.
다들 송이 처음 채취해보는 사람들...ㅋㅋ
솔잎 검불을 이불로 덮고 있으니 잘 안 보이는게 당연,
한 번 보고나니 텐트친 것처럼 조금 올라온 것을 찾습니다.
이젠 아주 잘 찾습니다. ㅋㅋ
싸리도 보았는데 많이 녹았거나 벌써 죽었더군요.
그 중 살있는 작은 놈.
드디어 능이도 봅니다.
능이버섯도 많이 죽어있엇습니다.
능이는 활엽수 쪽의 마사토가 있는 곳,
결국 송이나 능이는 자기들과 비슷한 색에 숨어 있더라고예!
그렇게 첫번째 자리에서 제법 캐고 둘째 자리로 이동했지만
딴 곳은 온통 줄이 쳐져 있고, 입산 금지라 포기.
이때가 겨우 12시 좀 넘었습니다.
길가에서 본 익모초.
누가 본 잔나비걸상버섯, 아직 좀 작은 놈 같지요?
요것 말고도 영지도 보고(너무 작았지만), 노루궁뎅이 버섯(요것도 거의 유생)도 보았습니다.
오늘 아는 버섯 공부는 확실히 했습니다.
1분이 채취한 송이버섯의 1/3 가량,
차마 사람들 보는데서 꺼내놓기가 뭐스러워....
이뿐 놈들만 위로 올려 사진 찍었네요.
저는 아직도 초보라서 저만큼은 안 되고...흑흑흑!
송이 봤으니 그냥 갈 수 없잖아요?
바로 부산에 고깃집에 연락.
밤도 좀 줍고, 산에서 조금 더 놀다가
가져온 떡, 김밥, 과일 등을 처리하고
부산으로 출발! 요기 도착한 것이 오후 3시
일찍도 파장했습니다. ㅋㅋ
불 좋다!
등심과 치마살 5인분(8만원어치)!
고기 좋습니다.
치마살부터 굽고....
주인장이 송이까지 손질해 주네요.
생거도 막 집어 먹습니다.
요건 오늘 장원과 부장원하신 분들이 내어놓은 송이들.
살포시 익혀서 먹으니 향이 배가 되네요.
계속 먹어 봅니다.
능이도 하나 구워 봅니다.
식감은 능이가 나은데 향은 그래도 송이가 낫네요.
그렇게 헤어지고 집에 와서 샤워하고 한숨 잡니다.
저녁에 마눌이 반찬 장만해왔다고 어구야꾸 좋아라 합니다.
또 먹어야지요...
수재민 집에도 챙겨보니 등심이 있네요. ㅋㅋ
송이 갈기갈기 찢어 함께 금슬 좋은 부부처럼 한잔합니다.
집이 정상적이었으면 동네 주민도 불렀을 텐데...
오늘 마눌 도시락에도 송이와 고기 넣었네요.
도시락 가방에서 송이 향이 납니더.
이제 우리보고 '광조'라고 하지 마세요. ㅋㅋ
참, 배운 대로 남의 산에는 절대 들어가지 않았고요,
버섯 채취하곤 뿔리 탈탈 털어 다시 덮어주었습니다.